함께 가자던 ‘거창’ 길로 홀로 다녀오는 내 심정이 착잡하구나.
들국화 하늘거리는 국도, 거창에서 김천으로 가는 산복도로에서 ‘영명’ 엄마와 ‘세창’ 내외와 함께 쉬어가던 곳, 강원도 설악산 가던 길에서 쉬던 그곳, 그 절기 그 철에 딱 들어맞는 오늘 날씨는 왜 이렇게 청명한가!
당신의 재잘거리는 음성이 귓가에 맴도는데, 내 어깨에 와 닿는 차가운 창틀이 현실을 일깨우는구려!
바삐 당일로 다녀오느라고 그곳에 계시는 누구도 찾아뵙지 못하니 이 또한 죄를 쌓고, 짊어지고 가는 내 짐이 하나 더해지는구려! /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