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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
물결치는 것은 석문방조제 그 너머 보이는 바다만은 아니다. 이제 막 패기 시작한 벼이삭을 소중하게 안고 물결치는 여름바람처럼 내게도 그리움 하나 마 악 패어 물결치고 있다. 그렇다. 저기 산 위의 나무들이 한점 구름이 만든 그늘에 묻혀버리듯이 내 그리움도 그렇게 묻히고 묻혀버리지만 내가, 한발 비켜 산을 바라보거나 바람이 구름을 몰아내면 거기 투명한 산이 당당하게 서 있지 않은가. 그렇다. 다시 패기 시작한 내 그리움도 여름 바람에 물결치는 벼이삭처럼 투명하게 가꾸어 내고 싶다. 묻혀 버리지 않고.- 권복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