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나의 머리를 반백으로 물들였구나
나의 길가만히 뒤돌아보니 더러는 순탄한 길도 있었지만
더러는 굽이굽이 힘들었던 길도 적지 않았어
이제는 알 것 같다가도 아직도 영영 모를 것 같은 인생이라는 수수께끼
끝없이 드넓은 우주의 티끌처럼 작은
나의 존재는 어디에서 와서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아직은 무겁게만 느껴지는 내 생의 발걸음이
조금씩 더 가벼워져 나도 저 하늘의 별처럼
이 세상 누군가의 마음에 하나의 별이 될 수는 없을까
나 많은 것을 갖지는 못했어도
그 작은 것마저도욕심 없이 비우고 또 비운다면
나도 나뭇가지를 흔드는 저 바람처럼
세상 누군가의 마음에 한줄기 맑은 바람으로 스칠 수는 없을까
나의 길 / 정연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