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의학적 견해
자살이다, 불황이다 해서 요즘 꿈자리가 사납다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여름철엔 밤에 잠들기도 힘들지만 깊은 잠에 빠지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악몽을 꾸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나쁜 꿈을 꾸면 앞으로 불길한 예감을 가지게 되며 좋은 꿈은 반대의 생각을 가지게 만든다. 과연 꿈을 통해 자기의 앞일을 예견할 수 있을까. 사람은 꿈을 왜 꾸며 꿈은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꿈의 특징=성인은 하룻밤에 약 90분의 수면 주기(그래픽 참조)를 4, 5차례 반복한다. 전체 수면시간의 반은 얕은 잠에 들고 20%는 깊은 잠을 자며 약 25%는 꿈을 꾼다. 젖먹이(유아)는 꿈을 꾸는 단계인 렘(REM) 수면을 하루 8시간 이상 갖는다. 젖먹이는 렘수면 때 뇌신경의 성장이 촉진된다는 보고가 있다. 나이가 들면서 렘수면은 조금씩 줄어든다. 11세가 되면 성인과 유사한 1∼2시간 정도의 렘수면을 갖는다.
많은 사람들이 지난밤 꿈을 꾸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은 꿈을 꾼다. 꿈을 꾸면서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잠자는 동안 뇌에서 짧은 기억을 담당하는 화학적 시스템이 차단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렘수면이 나타나는 시기에 바로 잠이 깨면 95% 정도 꿈을 기억한다.
렘수면 중 자주 깨면 꿈을 많이 꾸는 것처럼 느껴진다. 따라서 꿈을 많이 꾼 날엔 잠을 푹 자지 못했다고 보면 된다.
▽꿈은 예지력이 있다?=성경에 나오는 요셉은 파라오(이집트의 왕)의 꿈을 해몽해 준 뒤 이집트의 최고위직에 올랐다.
요셉이 살던 시대에 사람들은 꿈을 신의 계시를 받아 지혜나 특별한 힘을 얻는 수단으로 생각했다. 또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은 꿈이 영감을 주거나 질병을 치료하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19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의학자들은 잠을 신경정신학적으로 연구하면서 신의 영역에 속했던 꿈을 조금씩 해석해 내기 시작했다.
프로이트 학파는 꿈을 내면의 억압된 무의식의 갈등을 표출하거나 낮에 이루지 못했던 소망을 충족시키고, 꿈을 꾸고 있을 당시의 감각 상태를 반영한 것으로 봤다. 따라서 오줌이 마려운 것이 꿈에선 나이아가라 폭포로 나타난다. 또 불쾌지수가 높은 열대야 때 꾸는 꿈은 스트레스적 환경이 감각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면 된다.
융 학파는 꿈의 예지력을 인정하고 있다. 삶이 어느 방향으로 너무 치우쳐 잘못되고 있으면 사람의 무의식이 다양한 방식(꿈)으로 경고 메시지를 알려주고 있다는 것. 그러나 일부 의학자들은 꿈 자체가 현실과 객관적 관련성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본다.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정신건강병원 김재진 교수는 “사람의 행동에 대한 꿈의 영향력은 꿈을 기억하는 사람이 꿈에 어떤 의미를 두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돼지꿈을 꾸고 무시해 버리는 사람도 있지만 복권을 사는 사람도 있다는 것.
꿈은 체계가 없고 비논리적이며 무의미하다고 적극 주장한 의학자도 있다. 1977년 미국 하버드 의대 앨런 홉슨 박사 등은 꿈은 뇌 부위 중 렘수면을 발생시키는 뇌간에서 정신없이 날뛰는 신경세포의 자극이 대뇌 피질로 전파되면서 이에 대한 반응으로 뇌 피질에서 만들어지는 현상으로 봤다.
▽꿈의 역할=렘수면을 방해하면 학습이나 기억에 장애가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꿈을 꾸는 단계인 렘수면은 기억력과 관련이 많다.
미국 록펠러대 분자생물학과 시다르터 리베로 박사는 쥐의 렘수면을 관찰한 결과 기억과 관련된 유전자(zif-268)가 렘수면 동안 증가하는 것이 관찰됐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윤인영 교수는 “기억력 등 인지 기능에 장애를 보이는 치매 환자에게서 렘수면의 감소가 관찰됐다”며 “이는 렘수면과 인지 기능이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최근 대부분의 뇌과학자들은 꿈을 꾸는 시간에는 뇌가 낮 동안 경험한 다양한 지식 중 자기의 생존에 필요한 정보를 선택해 저장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큰 시험을 앞둔 수험생의 경우 시험날짜가 다가옴에 따라 평소보다 학습능력이 높아지는 이유도 꿈을 통해 자신의 생존에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정보를 선택해 저장하기 때문.
최근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이혼 또는 별거로 위기 상태에 있는 90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꿈의 내용을 조사한 결과 이들이 꾼 꿈의 70%는 그들이 겪고 있는 갈등과 관련이 있었다. 또 그 꿈의 내용은 깨어있는 동안 그 사람들의 위기 대처 방식과 관련돼 있었다.
가장 최근에 꾸었던 꿈의 내용과 그 즈음 당신이 고민했던 일을 떠올려 보라. 꿈속의 당신의 모습과 깨어 있는 동안 당신의 모습이 닮아 있지 않던가.
꿈을 꾸는 시기인 렘수면 때는 온 몸의 근육이 이완되고 호흡 속도도 느려진다. 이는 뇌 가운데 언어와 운동 담당 부위의 활동이 억제되기 때문.
따라서 꿈속에서는 사람이 활동도 하고 소리와 동작도 있지만 실제론 달아날 수 없고 소리도 지를 수가 없는 상태가 된다. 그러나 수면 중 대뇌피질의 언어 담당 부위에서 부분적인 흥분 활동을 일으킨다면 잠꼬대를 하게 된다.
자면서 대뇌피질의 일부 운동 담당 부위가 비정상적으로 흥분하면 무의식적 동작이 생겨난다. 잠을 자다 달리기나 탁자 닦기, 뛰어내리기 등 무의식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을 흔히 수면보행증(몽유병) 환자라고 말한다.
최근엔 렘수면 시기에 근육억제를 위한 운동 담당 부위에 문제가 생겨 수면보행증처럼 행동하는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가 늘고 있다. 렘수면 행동장애는 1995년 국내에서 처음 보고 됐다. 환자는 꿈속의 동작을 실제로 행동한다.
환자가 꿈속에서 수영장을 갔는데 물 속에 뛰어든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침대에서 다이빙을 해서 다치는 경우도 많다. 예전엔 환자가 자기 전 자신의 몸을 두꺼운 가죽 혁대나 쇠사슬로 침대에 묶어 잠을 자는 중에 과격한 행동이 생기지 않도록 했다. 그러나 최근엔 이 병을 수면다원검사로 진단하고 근육을 이완시키는 약을 써서 예방할 수 있다.
* 이인식의 과학나라' 코너로 연재된 칼럼입니다* (도움말=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정도언 교수, 삼성서울병원 신경정신과 정기영 교수)
숙면을 하려면
잠자는 자세로 그 사람의 심리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웅크리고 자면 방어 본성이 있으며 정서가 불안정하며, 엎드려 자면 진실된 감정을 좀체 안 드러내고, 반듯이 누워 자면 자질구레한 일에 몰두해서 항상 피로한 게 흠이요, 기관지가 약하다.
<동의보감>에도 "반듯이 자면 꿈에 괴물 따위에 무서운 꼴을 당해 소위 가위눌리는 상태가 되기 쉽다. 공자 말씀에 죽은 사람처럼 반듯이 누워 자지 말라고 한 것이 이를 두고 말한 것이다." 라고 했다. 그렇다면 어떤 자세로 자는 게 좋을까? 어떤 자세로 자야 숙면을 취할까?
<동의보감>에는 "누워서 잘 때 몸을 옆으로 하고 무릎을 구부리는 것이 사람의 심기를 좋게 해 준다" 고 했다. 옆으로 눕되 그것도 왼쪽으로 눕는 것보다 오른쪽으로 눕는 게 좋다. 간기능이나 폐기능 유지에 좋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른쪽으로 누었을 때 폐로 들어가는 공기량과 폐를 순환하는 혈액량을 왼쪽으로 누웠을 때와 비교하면 오른쪽으로 눕는 게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숙면. 이것은 쾌식, 쾌변과 함께 건강의 3대 비결이다. 숙면은 온갖 호르몬의 분비가 정점을 이루게 하는가 하면, 칼슘과 인 대사를 활발하게 해서 뼈의 형성을 돕고 에너지를 축적하여 다음날의 활력을 준비하고, 뇌신경과 말초신경의 시냅스를 재정비하여 각종 스트레스에 대응하게 한다.
숙면은
첫째, 잠드는데 장애가 없이 자고자 하는 시간에 빨리 잠에 빠지는 것이다. 30 분 이상 소요되면 불면증이다.
둘째, 자는 동안 자주 깨지 않는 것이다. 5회 이상 깨면 불면증이다.
셋째, 자다가 설령 깼다 해도 곧 다시 잠에 빠져야 한다. 30분 이상 걸리면 불면증이다.
넷째, 원하는 시간에 깨고, 깨어나면 가볍고 개운해야 한다. 최소 못 자도 6시간 또는 6시간 반은 자야 한다. 이 시간이 수면 영양 가치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끝으로 렘수면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 렘수면이란 수면 중 눈동자를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다. 전체 잠시간의 20~25%를 차지하며 90분 정도의 주기로 하룻밤 사이에 4~6회 정도 나타나는데, 이 렘수면이 감소하면 아무리 오래 자도 피로가 안 풀리고 기억력이 떨어지고 신경이 예민해지며 성기능 장애까지 나타날 수 있다.
숙면을 취하려면 호도죽, 대추차가 좋다. 고혈압이 있으면 산사자 12g을 끓여 마시고, 야간 빈뇨증이 있으면 마 20g을 끓여 마시고, 소화관내의 이상발효로 숙면을 취할 수 없으면 사과주스를 마신다. 그리고 '음허화동' 의 증상으로 숙면을 못 취하면 숙지황 8g을 끓여 마신다. 음허화동의 증상이란 체내의 수분, 혈액, 정액 등이 고갈되어 숙면을 못 취하면서 어지럽고, 귀가 울고, 입이 마르며 눈이 빽빽해지거나 침침해지고,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고, 가슴이 후끈 하면서 답답하고, 소변양이 적고, 대변 보기가 어렵거나 변비에 잘 걸리며, 허리나 무릎이 새큰거리면서 힘이 빠지고, 손발에 열이 나는 증상이다.
아울러 짬짬이 가볍게 목 운동을 한다. 불면증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목 주위 근육이 굳어져 있으므로 이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면 숙면에 큰 도움이 된다.
<< 수면도 운동만큼 중요하다 >>
새해에 건강, 부(富), 젊음을 바란다면 당장 잠부터 자라고 과학자들은 조언한다. 잠에 인색한 사람들은 수면부족이 얼마나 큰 손실과 때로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가를 새삼 깨닫고 몸과 마음이 마땅히 받아야 할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수면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우리는 시간 기근 시대에 살고 있다. 사회적, 직업적 책임이 우리의 시간을 점령해버리기 때문이지만 막상 우리 몸이 요구하는 수면에는 넉넉한 시간을 할애하지못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수면-수명연구센터 수면장애 클리닉 실장인 하비 몰도프스키 박사의 말이다.
이러한 수면 "채무"는 결국 고속도로 교통사고와 직장에서의 안전사고 급증, 업무능력 저하, 생산성 감소를 가져오는 것으로 연구보고서들은 밝히고 있다. 이 뿐만아니다. 이 모자르면 갖가지 궤양, 심장병, 비만, 우울증과 노화촉진 질환 위험이높아진다.
통계조사에 따르면 캐나다 사람들은 거의 절반이 졸음이 가시지 않은 눈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약 900만명이 매일 아침 머리가 맑지 못한 상태에서 차를 몰고 거리로 나선다는 뜻이다. 연간 3만5천건의 자동차 충돌사고가 수면부족이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국도 비슷하다. "통계를 보면 미국은 분명히 잠이 모자라는 나라"라고 스탠퍼드 대학 메디컬 센터 정신과전문의이자 수면연구-수면장애 클리닉 실장인 윌리엄 디먼트 박사는 말한다.
미국수면재단(NSF)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4분의 1인 4천700만명이 최소한의 수면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있고 고속도로와 일반도로의 자동차 운전자 2억명 중절반이 술 취한 상태나 마찬가지인 졸음 운전을 하고 있다. 이 중 5분의 1인 3천200만명은 운전 중 존 경험이 있다고 고백하고 있다.
또 전체 근로자의 반 이상이 직장에서 졸음 때문에 생산성과 업무수행의 질이저하되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수면부족으로 발생하는 경비는 연간 925억-1천75억 달러. 이 중 159억 달러가보건-의료비로 직접적인 경비이고 나머지는 생산성 저하, 사고로 인한 사망 또는 부상과 관련된 간접경비이다.
하루 1-1.5시간만 잠을 덜 자도 다음날 직장에서의 업무수행 능력이 3분의 1 감소된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수면은 건강의 한 부분으로 운동, 영양 못지 않게 안녕과 행복에 중요한 요소"라고 스탠퍼드 대학 메디컬 센터 신경과전문의 라파엘 펠라요 박사는 강조한다.
적정 수면시간은 성인이 약 8시간, 청소년 9-10시간, 아동 9-11시간, 유아 15시간으로 되어 있다. 노스웨스턴 대학 의과대학의 신경과전문의 필리스 지 박사는 개인차는 있지만 수면시간이 하루 6시간 미만이면 업무수행능력 저하, 건강손상, 사망위험 상승과 직결된다고 말한다.
적정 수면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휴일처럼 마음놓고 잠 잘 수있을 때 어느 정도 자야 피로가 풀린 기분이 드는지를 시험하는 것이다.
"자고 나서 개운하고 머리가 맑고 기분이 좋으면 제대로 잔 것"이라고 이스라엘텔아비브 대학 심리학자 아비 사데 박사는 말한다.
어떻게 하면 잠을 제대로 잘 수 있을까? UPI통신이 관계전문가 71명에게 물어본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매일(주말도 마찬가지지만) 잠 자고 일어나는 시간을 정해 놓고 그 기준에 2시간 이상 벗어나는 일이 없도록 한다.
-- 잠 자기 3-6시간 전에는 깊은 수면을 해칠 수 있는 카페인, 니코틴, 알코올섭취를 피한다. 자기 3시간 전 과식도 금물.
-- 침실에서는 일을 하지 말고 잠 드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한 TV나 비디오를보지 않는다.
-- 하루 30분 적당한 운동을 하되 잠 자기 3시간 전에는 운동을 피한다.
-- 따듯한 우유나 허브 차 또는 카페인이 들어 있지 않은 다른 차를 마신다. 체온을 올려 잠 드는 데 도움이 된다.
-- 바나나, 땅콩 버터 등 자연적인 진정효과가 있는 트립토판(tryptopan)이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을 조금 먹는다.
-- 퇴근해 집에 온 뒤 선잠을 자지 않도록 한다. 나중에 밤잠 자기가 어려워진다.
-- 잠 자기 2-3시간 전에는 일을 하지 않는다.
-- 20분 안에 잠들지 못하면 침대에서 나와 잠시 책을 읽는다.
-- 마사지, 명상, 음악, 요가, 긍정적인 상상, 바이오피드백, 따듯한 물 목욕등은 머리를 푸는 데 도움이 된다.
-- 침실은 조용하고 어둡고 서늘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한다. 양말을 신는 것도좋다. 발톱이 따듯하면 잠드는 데 도움이 된다.
-- 멜라토닌은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투약시간을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좋다.
-- 섹스가 잠 드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보고서가 있다.
< 샌프란시스코 =연합뉴스 2003-12-31 >
매일 규칙적으로 7시에 일어나던 사람은 시계가 없어도 그 시간이 되면
자연적으로 눈을뜬다. 우리 몸 속에
"체내 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면 리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일정한 시각에 잠을 자도록 한다.
휴일에 늦잠을 자더라도 평일 기상시각에서 2시간 이내로 한다
인간의 몸은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난 지 6∼7시간 후에 다시 잠을 자고 싶은 시간대가 돌아온다. 이와 비슷한 현상이 약 반나절 주기로 찾아오는 식곤증이다. 이럴 때 졸음을 물리치려 애쓰지 말고 15∼20분 정도 짧게 낮잠을 자도록 한다. 그러면 뇌가 활성화되어 작업 효율도 높아진다.
고기나 튀김, 볶음요리 등 동물성 단백질이나 지방이 많이 든 음식물이 소화되는 데는 적어도 4시간 정도가 걸린다. 밤 늦게 이런 음식을 먹게 되면 음식물이 위 속에 남은 채 잠든다. 그결과 위에 염증을 일으키고, 위가 아래로 쳐져 자주 잠을 깨게 된다. 따라서 저녁 식사는 잠 자기 2시간 전에 끝내도록 한다
흔히 잠을 잘 자기 위한 운동으로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격렬한 운동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수영이나 빠르게 걷기 등과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하면 체온이 상승하게 된다. 잠자기 3시간 전에 실행하면 그 다음에 체온이 내려가는 낙차를 이용해서 잠자기가 한결 편안해진다.
저녁 식사 때 마시는 맥주 한 병이나 와인 한 잔 정도라면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많은 양의 알코올은 오히려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뿐이다. 알코올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수면을 충분히 취할 수 없을 뿐만아니라 뇌도 쉬지 못한다. 담배의 니코틴 또한 일시적으로 뇌를 흥분시키는 작용을 하므로 잠을 쫓아낸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느끼는 목의 통증이나 어깨 결림은 의외로 베개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베개가 너무 높거나 중심이 흩어지면 목이나 어깨뼈, 근육에 부담을 주게 된다. 가장 적당한 베개의 높이는 머리를 올려놓은 상태로 6∼8㎝이며, 이는 누웠을 때 얼굴이 약간 아래쪽(약 5도)으로 숙여지는 각도이다.
독-미 학자들이 밝히는 '잠의 과학'
- 잠 잘자면 왜 기억이 잘될까
어려운 문제를 붙잡고 끙끙대고 있을 때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sleep on it’이란 말을 한다. 말 그대로 한숨 자고 나서 생각해보란 뜻. 수험생들에게는 호사스럽기 그지없는 말로 들릴지 모르지만 최근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잠을 자는 것이 실제로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준다. 독일 뤼베크대 신경내분비학과의 얀 본 박사 연구팀은 간단한 수학 퍼즐을 통해 잠을 자는 것이 문제 해결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를 알아냈다./TD>
잠을 푹 자고 나면 골머리를 앓던 문제가 술술 풀리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잠을 자는 동안 기억이 정리되고 영구화되는 과정에서 문제해결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밝혀졌다.
실험 결과 문제풀이를 여러 번 한 다음 8시간 동안 수면을 취한 그룹이 깨어 있었던 그룹에 비해 다음 문제풀이에서 두 배 정도 우수한 능력을 보였다. 이 연구는 ‘네이처’ 1월 22일자에 소개됐다.
과학의 역사를 살펴보면 꿈을 꾸다가 문제를 해결한 경우가 종종 있다. 원소 주기율표를 만든 러시아의 드미트리 멘델레예프는 꿈속에서 원소들이 공중에서 떨어지면서 자기 자리를 잡아가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또 프리드리히 케쿨레는 뱀들이 서로 꼬리를 물고 있는 꿈을 꾸고 벤젠의 고리모양 분자구조를 생각해냈다고 한다. 이들처럼 본 박사의 실험에서 잠을 잔 사람들은 문제 해결에 대한 ‘통찰력’을 얻은 셈.
실험에 동원된 수학 퍼즐은 세 가지 숫자(1, 4, 9)를 무작위로 배열해 8자리 수를 만들었다(예 11449494). 여기에 두 가지 규칙을 적용시켜 새로운 7자리 배열을 만들게 했다. 인접한 두 수가 같으면 다음 배열에선 그 수를 쓰고, 다르면 세 가지 숫자 중 나머지 수를 쓰는 식이다. 즉 1과 1은 1이 되고, 1과 4는 9가 되는 식이다. 퍼즐은 7자리 수로 이뤄진 새로운 배열에서 마지막 숫자를 알아내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일일이 계산하지 않고도 답을 알아낼 수 있는 숨겨진 지름길이 있다는 사실. 실험 결과 잠을 잔 그룹에서는 60%가 지름길을 알아냈지만 나머지 그룹에서 알아낸 사람은 22%에 불과했다.
일반적으로 잠을 자는 동안 기억들이 정돈되는 과정이 일어난다고 한다. 낮에 본 사람이나 사건, 대화에 대한 기억들은 일단 대뇌의 해마융기에 저장됐다가 신피질로 옮겨가 영구기억이 된다. 연구팀은 “잠을 자는 동안 퍼즐 풀이에 대한 기억들이 정돈되면서 숨겨진 해법을 찾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잠이 문제 해결을 도와준다는 사실은 다른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미국 시카고대 심리학과의 대니얼 마고리아시 교수 연구팀은 알아듣기 힘든 외국어를 공부한 뒤 잠을 자고 온 그룹이 깨어 있었던 그룹보다 새로운 단어를 훨씬 쉽게 이해한다는 실험 결과를 지난해 ‘네이처’ 10월 9일자에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잠을 잤는데 케쿨레나 멘델레예프처럼 꿈을 꾸지 않았다면 모든 게 허사일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일단 푹 잤다면 안심해도 좋다.
꿈을 꿀 때는 눈동자가 빨리 움직이는 렘(REM)수면 상태에 들어가게 되는데 전체 수면의 20∼25%가 이런 상태다. 과학자들의 꿈속 연구는 기억을 영구화시키는 유전자가 이 렘수면 상태에서 작용하기 때문으로 설명되기도 했다. 이에 비해 꿈을 꾸지 않고 깊은 잠을 잘 때는 뇌파가 느린 서파수면 상태에 이르며, 수면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 최근 연구는 렘수면보다 서파수면이 기억을 정돈하고 새로운 통찰력을 얻는 데 더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듀크대 시다르타 리베이로 박사는 쥐에게 처음 보는 물체를 보여주고 잠을 자는 동안 뇌가 어떻게 활동하는지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뇌의 해마융기와 신피질 모두에서 특이한 뇌파가 감지됐다. 즉 새로운 기억들을 정돈해서 영구화시키는 작용이 활발히 일어난 것. 뇌 활동이 렘수면보다 서파수면에서 더 강했다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리베이로 박사는 ‘퍼블릭 라이브러리 오브 사이언스(PLOS)’ 1월 19일자에서 “서파수면의 긴 시간 동안 뇌는 개별 기억을 다시 떠올려 증폭하는 역할을 하며 짧은 렘수면에서는 이 기억들을 공고히 하는 유전자를 순간적으로 작동시킬 뿐”이라고 설명했다. 꿈꾸는 시간보다 깊은 잠을 잘 때가 뇌의 기억 기능이 활성화되는 데 더 중요한 셈이다.
공부에 지친 학생들에게 ‘한숨 자라’는 과학적 충고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