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기억하자

글 두레 2010. 10. 1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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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 죽음의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을까 | 생명의료법 블로그

죽음을 기억하자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고 사는 일보다 더 중요한 건 잘 죽는 일이라고 한다. 그리고 누군가에 대한 평가는 살아서가 아닌 죽은 후에 내려지는 법이다.

절대로 말을 하지 않는다는 트라피스 수도원에서도 수도자들에게 허용한 딱 한 마디가 있는데 바로 '메멘토모리', 죽음을 기억하자는 뜻이다. 이처럼 죽음이란 중요하며, 잘 죽기 위해선 무엇보다 잘 살아야 한다.

생과 죽음은 반대인 것 같지만 사실 인생은 죽음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언젠가 사람의 목숨을  볼펜의 잉크에 비교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잘 나오는 볼펜을마구 쓰다보면 중요한 것을 써야 할 때 잉크가 다 떨어져 쓸 수 없는 것처럼, 목숨도 아무렇게나 살다보면 수명이 다하니 값지게 살라는 내용이었다.

만약 하루하루를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여기고살면 틀림없이 보람되고 풍요한 삶이 될 것이다. 하지만 늘 죽음을 생각하고 산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필자도 항상 죽음을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피정을 통해 관속에 누워보는 훈련이나 유언장을 쓰는 연습을 하기도 하고, 영정사진을 모으기도 한다. 소탈하고, 웃는 모습의 사진을 골라 액자에 넣어둔 게 벌써 9장이다.  그리고 환자나 죽은 이를 방문할 기회가 많은데,  같이 병상에 있거나 관속에 누워 있는데도 표정은 정반대인 경우가 많다.

평온하게 웃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이 있다. 그때마다 내 모습이 평화롭길 간절히 바란다. 이렇게 죽음을 염두에 두고 살려고 하는데도 막상 하루하루 지내다보면 '왜 그렇게 잘못 살았을까?' 하는 반성과 후회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시인 구상 선생의  "앓아누워야만 천국행 공부를 한다."로 시작하는 '한번만 기회를 주신다면'이란 시를 읊으며, 다시 한번 죽음을 기억하자고 다짐한다.

나의 장례식에 찾아온 이들에게 내가 준비해둔 영정사진 속의 내가 '친구들, 와줘서 고맙네.'라고 웃으며 인사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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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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