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이는 알이 깨어나면 자신의 살을 먹여 새끼를 기릅니다. 새끼는 어미 우렁이의 살을 파먹고 자라나고 혼자 움직일 수 있을 때쯤이면 어미 우렁이는 살이 모두 없어져 껍질만 남아 물 위에 둥둥 뜨게 됩니다. 그렇게 떠오른 껍질만 남은 우렁이는 흐르는 물살에 아무 말 없이 떠내려갑니다. 늘 주기만 했던 자신의 사랑을 한 번도 탓하지 아니한 채… 사랑은 어쩌면 받아서 내가 살찌는 그런 일이 아닐지 모릅니다.
당신의 삶에 영양분이 되어 주는, 그렇게 끊임없이 주고 있음에도 늘 더 주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는 눈물겨움, 그런 사랑이야말로 진실로 아름다운 사랑 아니겠습니까?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