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며 하느님께서도 원하시는 바입니다. 우리 모두는 누구나 예외 없이 행복한 삶을 살기를 희망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을 이 세상에 창조하신 목적이 당신을 알아 뵙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돌아가시기 전 “저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세요!” 라는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과연 우리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요? 지금 나는 행복한가요?
행복이란 어떤 욕구가 충족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어떤 욕구가 있을까요? 사람에게는 저마다 다양한 여러 가지 욕구, 즉 식욕, 성욕, 미에 대한 욕구, 재물에 대한 욕구, 권력에 대한 욕구 등등의 다양한 욕구들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다양한 욕구들이 충족될 때 우리는 과연 진정한 행복을 맛볼 수 있을 까요? 어떤 욕구가 과연 우리 존재의 심층에서부터 올라오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최상의 욕구일까요? 그것은 바로 사랑받고 싶은 욕구, 사랑하고 싶은 욕구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우리는 결코 행복해 질 수 없음을 많은 경험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마음속에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지워버릴 수 없는 갈망을 박아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늘 조건이 붙은 사랑을 받아오면서 많은 상처를 안고 있고 그 상처는 우리영혼에 깊은 어둠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어둠은 넓은 의미에서 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죄는 사도바오로의 말씀대로 결국 우리 영혼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으며 이 죄와 죽음은 나에게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향해 전염이 됩니다. 내가 제대로 된 사랑을 받지 못해 그 상처에 머물러 있으면 똑같은 방식으로 타인을 사랑하는 데 있어서 조건을 걸고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살지 못하게 만드는, 그래서 늘 어떤 꾸며진 모습으로 살아가게 만드는 크나큰 죄악입니다. 이것은 하느님의 조건 없는 사랑을 깨닫지 못하는 우리 자신의 비참한 모습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며, 하느님과 거래를 하고 있는 우리의 잘못된 신앙입니다. 하느님은 사랑하시는 데 있어서 아무런 조건이 없으십니다. 내가 무엇을 그분께 잘 해 드렸기 때문에 나를 사랑해 주시는 것이 아니라 단지 내가 그분의 자녀이기 때문에, 그 이유만으로 충분히 나를 사랑해 주시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거래를 하지 않으십니다. 아니 못하십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의 거래하는 모습, 조건 있는 사랑을 훨씬 뛰어넘으십니다. 우리가 그분께 무엇을 잘해드려서 그분이 당신 아들을 우리에게 내어주신 것이 아닙니다. 그분의 자비는 아무런 조건 없이 그냥 베풀어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런 하느님의 사랑을 제대로 체험하기만 한다면 그동안 우리가 조건 있는 사랑을 받아오면서 생긴 마음의 어둠과 영혼의 상처는 온전하게 치유될 것이고 그 사랑으로 타인을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안성철 마조리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