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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에서 피워 올린 소망의 씨앗들을 엷은 베일로 가리고 피었네 한 자루의 초처럼 똑바로 서서 질긴 어둠을 고독으로 밝히는 꽃 향기조차 감추고 수수하게 살고 싶어 줄기마다 얼비치는 초록의 봉헌기도 매운 눈물은 안으로만 싸매 두고 스스로 깨어 사는 조용한 꽃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