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봉선

시 두레 2017. 6. 19. 04:35

글 찾기( 아래 목록 크릭 또는 왼쪽 분류목록 클릭)

 외통궤적 외통인생 외통넋두리 외통프리즘 외통묵상 외통나들이 외통논어
외통인생론노트 외통역인생론 시두례 글두레 고사성어 탈무드 질병과 건강
생로병사비밀 회화그림 사진그래픽 조각조형 음악소리 자연경관 자연현상
영상종합 마술요술 연예체육 사적跡蹟迹 일반자료 생활 컴퓨터

물봉선

 

눈물이 그렁그렁한 그녀는 오 촉 불빛

언니 집 문 앞에 와 서성이다 돌아간

해 기운 냇가에 앉아 설핏설핏 울던 꽃.

 

낮으론 눈길을 피해 그늘로만 숨어들고

밤으론 등불마다 화농으로 잡힌 물집

분홍 물 몸때가 되면 서러워서

더 예뻤다.

 

총총히 맺히는 저녁 이슬 달무리를

물소리에 흔들며 제 몸을 어루만지는

찬이슬 공방만 키우는 예쁜 꽃띠

막내이모

 

'이모오~'하고 부르면 눈물 먼저 오는 이모

한 번씩은 다 앓는다는 홍역이나  수두 같은

이모오,


내 입속 작은 물집 혓바늘  아린 이모

 

/최길하

 

 

청초한 꽃 물봉선. 여름이면 산하의 어둑한 습지를 '오 촉 불빛'처럼 밝힌다. 물 머금은 이름에 모습도 '해 기운 냇가에 앉아 설핏설핏 울던 꽃'. 수수해서 더 '예쁜 꽃띠 막내 이모'가 있다면 절묘한 은유다. '공방만 키우는' 안쓰러움을 엿봤다면 더더욱.

하마 '분홍물 몸때' 됐을까. 물봉선 피면 언니들이 떠오른다, 울 밑의 봉선화처럼. '혓바늘 아린 이모'를 거듭 부르는 것도 비슷할까. 어느 집이나 '그렁그렁한 그녀'들이 밝혀온 그늘의 시간이 있었다. 그 덕에 세상으로 나선 오빠들은 더 훤했지만!// 정수자 시조시인 /조선일보

 

'시 두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도 나무처럼  (0) 2017.06.21
빨래를 하십시오  (0) 2017.06.20
題平陵舘柱 (제평릉관주)평릉역 역사의 기둥에 쓰다  (0) 2017.06.18
빨래  (0) 2017.06.16
빈 꽃병의 말 2  (0) 2017.06.14
Posted by 외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