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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통인생
題平陵舘柱 (제평릉관주)평릉역 역사의 기둥에 쓰다
시 두레
2017. 6. 18. 05:34
題平陵舘柱 (제평릉관주)
평릉역 역사의 기둥에 쓰다
一官都是爲身謀
(
일관도시위신모
)
관직 하나 완전히 내 몸 위해 마련했건만
束帶逢迎愧白頭
(
속대봉영괴백두
)
관대 띠고 과객 맞자니 백발에 부끄럽구나
.
造化爐前煩祝禱
(
조화노전번축도
)
조물주의 화로 앞에 귀찮게 축원하노니
他生願作海中鷗
(
타생원작해중구
)
다른 생에는 바닷가의 갈매기로 만들어주오
.
이름을 알 수 없는 평릉역 역관
(
驛官
)
이 지은 시다
.
평릉역은 강원도 삼척의 바닷가에 있던 오래된 역으로 현재는 동해시 중심부가 된 곳이다
.
역의 기둥에 이 시가 쓰여 있었는데 역관이 소회를 적은 것으로 보인다
.
별다른 큰 뜻이 있어서가 아니다
.
그저 편안하게 살고 싶은 마음에 어렵사리 관직 자리 하나 꿰찼다
.
그런데 하급 관료가 되고 나니 관대에 관모를 차려입고 역을 찾아오는 높고 낮은 벼슬아치를 공손하게 맞아야 한다
.
비위에 맞고 안 맞고를 가릴 처지가 아니다
.
자신을 위해 관직에 나갔는데 오히려 허연 머리를 한 자신을 부끄럽게 만든다
.
그렇다고 이 자리를 통쾌하게 내던지고 자유인이 될 수도 없다
.
바닷가 하늘을 나는 갈매기가 오히려 부럽다
.
사람의 운명을 정하는 조물주의 용광로 앞에 나가서 조물주를 귀찮게 하더라도 축원의 말 한마디 올려야겠다
.
다음 생에는 차라리 저 바닷가의 갈매기로 태어나게 해 달라고 말이다
.//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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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통
,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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