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찾기( 아래 목록 크릭 또는 왼쪽 분류목록 클릭)

외통궤적 외통인생 외통넋두리 외통프리즘 외통묵상 외통나들이 외통논어
외통인생론노트 외통역인생론 시두례 글두레 고사성어 탈무드 질병과 건강
생로병사비밀 회화그림 사진그래픽 조각조형 음악소리 자연경관 자연현상
영상종합 마술요술 연예체육 사적跡蹟迹 일반자료 생활 컴퓨터

메타세콰이어 길에서

          저마다의 속도로 푸른 시간이 흐른다

          하늘은 전하지 못해 웅크린 말들처럼

          우거진 잎 사이마다 그렁그렁 갇혀 있다

          번지는 마음보다 늘 더딘 걸음걸이

          그늘 한쪽 휘청일 때 주춤대며 또 멎는다

          스스로 일으킨 먼지가 발등을 덮어온다

          그대의 기억 속에 나는 잘 있나요

          그리움은 그 얼마나 빛나다 사라졌을까

          푸르던 한 때가 떨어져 먼 길부터 젖어온다 /강경화

아름다운 길로 꼽혀온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길. 곧게 뻗은 나무들이 이루는 원근감이 일품이다. 잎이 다 지면 구도가 한층 선명해질 것이다. 요즘은 도심의 길도 아름다워서 공원 산책만도 좋다. 가로수 낙엽들이 쌓이고 구르는 만추(晩秋)의 길도 좋았다. 낙엽을 쓸지 않아 가을 도시를 걷는 맛이 그윽했던 것이다.

그 속엔 '그렁그렁' 웅크린 말 있었는데 털 새도 없이 가는가. '늘 더딘 걸음걸이'로 아픈 시인이 다 걷도록 가을이 좀 기다려주면 좋으련만. 그런데 '스스로 일으킨 먼지가 발등을 덮어온다', 자신부터 보라는 죽비 같다. 사실 발등의 먼지도 너무 깊이 쌓이면 버리고 싶어진다.//정수자 시조시인 /조선일보

'시 두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첫 기도  (0) 2016.11.28
自矜(자긍)내 자랑  (0) 2016.11.27
시큰한 안녕  (0) 2016.11.25
나의 서가  (0) 2016.11.24
나무의 자장가  (0) 2016.11.23
Posted by 외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