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행복

시 두레 2016. 9. 30.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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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행복
                                        
온 생애를 두고 
내가 만나야 할 행복의 모습은 
수수한 옷차림의 기다림입니다. 

겨울 항아리에 담긴 
포도주처럼 나의 언어(言語)를 익혀 
내 복된 삶의 즙을 짜겠습니다.

밀물이 오면 썰물을, 
꽃이 지면 열매를,
어둠이 구워 내는 
빛을 기다리며 살겠습니다.

나의 친구여, 
당신이 잃어버린 나를 만나러
더 이상 먼 곳을 
헤매지 마십시오.

내가 길들인 
기다림의 일상(日常) 속에 
머무는 나.

때로는 눈물 흘리며 
내가 만나야 할 행복의 모습은 
오랜 나날 상처받고도 
죽지 않는 기다림,
아직도 끝나지 않은 
나의 소임입니다.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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