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九月)의 시 하늘 끝없이 멀어지고 물 한없이 차지고 그 여인 고개 숙이고 수심(愁心)지는 구월(九月) 기러기 떼 하늘가에 사라지고 가을 잎 빛 없고 그 여인의 새하얀 얼굴 더욱 창백하다. 눈물 어리는 구월(九月). 구월(九月)의 풍경은 애처로운 한 편의 시(詩) 그 여인(女人)은 나의 가슴에 파묻혀 우다. /함형수(1914~1946) "나의 무덤 앞에는/ 그 차거운 비(碑)ㅅ돌을 세우지 말라./ 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래기를 심어 달라./(…)/ 노오란 해바래기는 늘 태양같이 태양같이 하던 화려한 나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라"라고 노래한 함형수 시인의 시 '해바래기의 비명(碑銘)'은 널리 알려져 있다 하늘이 쾌적해지고 높아지고, 흐르는 물이 점차 차가워지고, 생명의 얼굴이 빛 잃는 잎사귀처럼 창백해지는 구월을 보낼 때마다 이 시가 생각날 듯하다. 왕성하던 것이 쇠약해지는 것을 볼 때에는 스스로 자신을 낮추고 비울 줄도 알았으면 좋겠다 소설가 김동리는 함형수 시인의 웃는 모습이 까치 같다며 '까치'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하모니카를 잘 불었던 함형수 시인. 올려다본 가을 하늘에서 하모니카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문태준 시인 /조선일보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