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

시 두레 2016. 8. 16.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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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

         먹감색의 작은 호수 위로 여름 햇살싱싱하다
         어릴 적엔 햇살이 나무들의 밥인 줄 알았다
         수저도 없이 바람에 흔들리며
         천천히 맞이하는 나무들의 식사시간이 부러웠다 

         엄마가 어디 가셨니 ?
         엄마가 어디 가셨니 ?
         별이 초롱초롱한 밤이면 
         그중의 한 나무가 배고픈 내게 물었다 /곽재구

무화과나무는 열매 속에서 꽃이 피어 겉으로는 꽃 피는 것을 볼 수 없는 나무다. 그래서 꽃 시절이 없는 나무라고 흔히 일컬어진다. 마당에 무화과나무가 있어서, 그 무화과나무 열매는 아이의 주먹만 하고, 또 밥 덩어리 같기도 했을 것이다. 무화과나무는 여름날의 싱싱한 햇살을 먹고 자란다. (햇살이 나무들의 '흰밥'이라니 멋진 말씀이다.) 아이는 무화과나무의 너른 그늘과 큼직한 열매를 보면서 나무가 배부르다고 느꼈을 것이다.

집에 홀로 남겨진, 배고픈 아이에게 나무가 묻는다. 엄마가 일을 나가 아직 돌아오시지 않았냐고. 허기가 진 아이는 여름밤 하늘을 가득 채운 초롱초롱하고, 싱싱한 별들을 바라보며 그것들을 꿈을 키우는 밥으로 삼았을 것이다. 별을 깨물면 얼음 조각처럼 차고 입안이 얼얼해 어느새 허기도 가셨을 것이다.//문태준 시인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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