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적절하게 일 년 내내 공갈을 치는 법이지만 이 기본은 일단 아는 게 많아야 하고 논리가 잘 정돈되도록(어야) 하는 것이 멋진 화술이란 것이다. 뭘 전공으로 하든지 종류는 다양하나 특히 정비를 하면서 상대에게 신뢰를 주어서 단골로 삼을 수 있는 유일한 무기 몇 개중 으뜸은 필자의 세속적 경험으로 봐선 (첫째는)인상이고, (두 번째는) 화술이며, (세 번째는) 신뢰 있는 약속의 이행이고, (마지막 넷째는) 기술능력이다. 생긴거야 돈 주고 성형하지 않는 한 부모님으로부터 거저 얻은 선물이니 탓해선 아니 됨은 당연한 노릇이나, 그 나머진 얼마든지 개발이 가능하다. 그중 말을 잘하는 기술에 대해 가볍게 먼저 논해 보고자 한다.
‘소진장의(蘇秦張儀)’란 말 잘하는 걸 뜻하며 ‘소진동’이라고 하면 공갈 깨나 잘 치는 애새끼를 이른다. 이를테면 언변의 달인이란 거지. 어원은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 중간쯤 군웅이 할거하여 세상이 뺑뺑이 돌아갈 때 이해관계, 나라를 두로(루) 돌아다니면서 얻어먹고 6개국 합종을 이룩한 일개 서생출신 ‘소진(蘇秦)’이란 사람을 말한다. 이 사람은 장의(張儀)와 더불어 당대 설레발의 대표주자이자 모사꾼으로는 제갈공명(諸葛孔明)과 더불어 역사에 남을 으뜸인물이다. 이를 두고 후세에는 합종연횡이란 단어가 탄생하였다.
소진은 별 볼일 없는 집구석을 십대에 가출하여 이름만 요사스런 ‘음부경’을 읽으면서 득도 하였다. 음부경은 고대 중국의 황제(黃帝)가 지었다고 하는 도가(道家) 경전의 하나다. 황제가 지었다고 하여 황제음부경이라 하지만 약칭하여 음부경이라 하는데, 야한 제목과는 달리 음부(陰符)란 “보이지 않는 나의 반쪽”이라는 뜻이다. 하나였던 우주가 둘로 나누어지면서(태극) 본래 나의 반쪽이 사라졌다는데, 분리 되어버려서 보이지 않는 반쪽을 음부라고 한다. 사람의 경우엔 나의 본체는 보이지 않는 자아를 말하는 것이고 불가로 말하면 나의 본성을 찾는 것을 見性(견성)이라고 하면서 깨달음 또는 도통이라고 한다. 때문에 현묘한 도의 경계를 음부경으로 풀이된다.
(도를 아십니까? 만나면 써먹어라)이 경(經)은 음양상승술(陰陽相勝術)에 근거하여 치국(治國)과 용병(用兵)을 말하고 있으며, 인간의 생사문제와 객관적 세계에 대하여 냉정하게 관찰할 것을 말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세속에서 풀이하기를 불교 종파중 하나인 무슨 대사가 음부경을 학습하여 사천왕이 휘두른 사자후 (중국영화 ‘쿵푸허슬’에 나오는 신조급력 사후공의‘대나팔사자후’와 비슷함)에 눈멀고 귀먹어서 두려움에 전율하며 생각하길 ‘공부란 끝이 없어 사통팔달로 통해야 함을 알았다’고 전해진다. 정작 영화 ‘쿵푸허슬’에서는 곤륜파의 합마공으로 연마한 화운사신이란 괴력의 사람이 ‘여래신장’장풍을 맞고 나서야 득도하였지만. 도가에서 황제음부경을 귀하게 여겼고 서양에서 도덕경(道德經)을 많이 찾는데 이런 경을 많이 읽으면 깊은 뜻이 생기며 생각이 깊어진다고 했다. 음부경을 학습하면 천지의 도를 보고 깨닫는 것이 도리이고, 배우는 것이 도리이고, 아는 것이 도리이니 천지를 잡아 행하면 천지에 더할 것이 없다는 것인데, 필자가 논하듯이 배우는 건 아날로그(Analog)요, 깨닫는 건 디지털(Digital)이고 이를 터득하면 곧 아는 것이니 소진은 이를 공부하면서 졸리면 송곳으로 자기 허벅지를 찔러가며 (2진법)글을 읽고 천하 모사꾼이 되기 충분한 췌마지술을 터득하였다. 물론 너무 깊이 찌르면 안 되지. 소진이 단순히 말만 잘하는 게 아니라 천하의 이치를 깨닫는 도의 경지에 이른 셈이다. 철학도 없이 공부조차 열심히 안하고 대충 본 주제에 도사를 사칭하면 사기가 된다.
또 하나 얘기는 이 자동차 정비라는 직업을 너무 하찮게 취급하는 냉소적 행태를 꼬집기 위함이다. 스스로의 직업을 능멸하고 누워서 침을 뱉는 행위는 일부 부작용이니 별로 중요한건 아니나, 더 많은 사람들이 자기 직업에 대해 전문 지식도 없이 죽지 못해 차를 정비한다는 침체된 자조적 분위기를 계도하기 위함이다.
국내 언론지에 소개된 글의 내용인 살풍경을 기본으로 하여 얘기해 본다. 당나라 시절의 이상은(812~858)이 쓴 잡찬(雜纂)에 살풍경(殺風景) 시리즈에 나오는 얘기인데, 경치를 파괴하는 행위. 도덕적인 기본 질서를 무시하거나 꼴불견의 행위를 하는 경우, 또는 그런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한마디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위들을 열거하여 기록한 책인데, 이를 패러디 하여 자동차 정비와 비교해 보자.
인간자체와 인간의 행위는 별개의 것이라 했다. 이를 두고 죄는 미워하되(행위) 인간은 미워하지 말라(본연)고 했으나 죄를 진 놈이 인간인지라 돌맹이로 쳐 죽여야 한다고 인간을 패대는 아이러니는 정녕 뭐가 진짜 본성인지 모를 일이다만, 그런 식이라면 사형당한 놈은 인간이 아니고 죄 만인가? 선행은 당연히 칭찬을, 악행은 비난받는 게 당연하므로 행위자는 악인이든 선인이든 간에 그 행한 경우대로 존경을 받거나 불쌍히 여김을 받는 것이 정당하다.
이 글에선 그 행위만을 도마에 올려놓고 두 눈 뜨고 못 봐줄 꼴불견 여러 개중 눈에 띄는 몇 개를 정비사와 운전자에 비유하여 들춰본다.
1. 송간갈도(松間喝道) : 별로 돈 없어 보이는 중빠리 차량이 오일 교환하러 왔을 때, 운전자에게 비싼 오일이나 환상적 케미컬을 권하는 경우와 같다. (소나무 숲길에서 난데없이 ‘물렀거라’를 외치는 얼빠진 벼슬아치를 뜻한다)
2. 간화루하(看花淚下) : 타이어 에어 넣고 가려는 차량에게 느닷없이 타이밍 벨트 교환한적 있냐? 고 간을 보는 행위. (꽃을 보다말고 어울리지 않게 눈물을 짜는 엉뚱한 시추에이션)
3. 태상포석(笞上鋪席) : 헤드 가스켓만 교환해도 되는 오버히트 차를 귀신에 홀린 것처럼 무조건 헤드까지 교환해야 한다고 하는 과잉정비의 경우. (이끼위에 꼭 불필요하게 자리를 깔고 앉는 이상한 놈)
4. 작각수양(斫却垂楊) : 멀쩡한 차를 튜닝이란 이름으로 땅바닥에서 3센티 높이로 이상한 플라스틱을 달아서 과속방지턱에서 빌빌 대는 차주. (눈앞의 풍경을 가린다고 수양버들을 베는 시 건방진 행태)
5. 화상쇄곤 (花上曬裩) : 차 앞 유리에 눈 길 혼란스럽게 주렁주렁 매달고, 뒷 시트 위에 휴지통하고 베개를 올려놓는 운전자. (꽃 위에 지 놈 더러운 속옷을 널어 말리는 만행)
6. 유춘중재(游春重載) : 트렁크에 쓰지도 않는 잡동사니 잔득 싣고 연비 체크 하는 필자 같은 놈. (가벼운 봄나들이에 몸만 가지 불필요한 걸 잔뜩 지고 가는 꼴불견)
7. 석순계마(石筍繫馬) : 소화전 앞에 주차 하는 운전자. (종유석 기둥에 말고삐를 매는 놈)
8. 월하파화(月下把火) : 면장갑 끼고 운전하는 아줌마, 초저녁에도 선글라스 쓰는 놈. (달 빛 아래서 횃불 드는 놈)
9. 기연설속사(妓筵說俗事) : 자동차 정비 초치게 하려는지 과잉정비 돌팔이라고 여기저기 공개적으로 떠들면서 누워서 침 뱉는 놈. (기생과 노는 술자리에서 세속사(世俗事) 말하는 못난 놈)
10. 과원종채(果園種菜) : 멀쩡한 바퀴 빼내고 볼썽사납게 툭 튀어나온 딸딸이 경운기 바퀴로 바꾸는 놈. (과수원에다 배추 심는 이상한 놈)
11. 배산기루(背山起樓) : 튜닝용품 잔뜩 비싼 가격에 앵기고 기술적인 전문지식은 저자거리에 돌아다니는 고만고만한 수준으로 영위하는 놈. (으리번쩍한 누각에 가려 정작 산은 안 보인다. 참 잘난 놈이다)
12. 화가하양계압(花架下養鷄鴨) : 정비, 인테리어, 음향기기 죄다 좌판 벌려서 뭐가 전문인지 정확하지 않은 놈. (꽃 시렁 아래 닭 오리 기르기로서 혼란스러운 환경이다)
13. 청천탁족(淸泉濯足) : 엉터리 정비로 남의 멀쩡한 차를 주물럭대면서 배워가며 정비하여 운전자 시각에는 자동차 정비 돌팔이로 오염시키는 놈. (맑은 물에 발 씻는 고약한 놈)
14. 분금자학(焚琴煮鶴) : 진단 개판으로 하여 자신 있게 ECU 교환하고 나서도 고장 못 잡아서 머리 긁고 있는 오진 사례. (거문고로 불 때서 학 삶아먹기! 정말 무식한 놈이다)
15. 대화철다(對花啜茶) : 정비업을 하며 득을 취하면서, 정비업계 못잡아 먹어서 환장한 귀신 붙은 것처럼 주기적으로 까대는 작가 및 PD와 같이 장단 치며 이용당하는 놈. (꽃을 보면 그거나 보지 거기에 차까지 마시는 놈)
뭐 이런 유형 이외에 볼썽사나운 게 어디 한 둘이겠냐 만 공명심에 들떠 남을 현혹하고 기만하는 건 인성이 덜 익은 결과이고, 어울리지 않는 꼴불견을 하고 다니는 건 눈치도 배려도 반성도 없음에 기인한다.
(…)교훈된 의미로 인간이 돼먹을 조건을 본다면 그 첫째가 반성이요, 둘째가 실천이고, 셋째가 지속이다. 예로부터 악당이란 초장부터 반성이란 게 없으며, 그 뒤의 실천과 지속은 과욕과 공명을 부르기에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게 되어 욕을 넘치도록 먹으니 글 순서대로 반성이 최우선일 터이다. (…)//자동차 기술인 협회 /작성자 고집불통/따온 곳 ;http://cafe.naver.com/ata21/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