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울까 차양 달고 추울까 매트 깔고 오감 자극 딸랑이 지능발달 모빌까지 동화 속 꽃대궐 같은 아기들의 유모차 강아지 끙끙대자, 엄마가 안아줄까? 개 닮은 중년부인 쩔쩔매며 둥기둥기 검은 색 도글라스까지 최신형 개 유모차 벽돌 한 장 태우고 그 무게 반려 삼아 배를 얹어 밀고 가는 할머니의 헌 유모차 변명을 늘어놓느라 바람도 숨이 차다 /이은주
도글라스(Dog+Sunglasses)는 애견용 선글라스. '오뉴월 개팔자'란 말도 있지만 '상팔자' 개는 공원만 가도 널렸다. '반려'가 된 다른 종(種)들. 그럼에도 누구나 웃어주는 아기 유모차와 달리 개 유모차에는 찌푸림이 더러 보인다. '
도글라스까지' 호강 넘치는 반면에 유기견도 많으니 시선이 복잡한 것이다. 그런 중에 더 길게 남는 것은 '할머니의 헌 유모차'다. 유모차 세 대 차이가 세대 차이의 간극으로 짚이는 우리 사회의 쓸쓸한 이면. 유모차에 기대서라도 바깥바람 쐬는 게 다행이랄까. '벽돌 한 장'의 무게를 '반려 삼아' 가는 노년이 길기만 하다. 우리가 '변명을 늘어놓'는 동안에도 앓는 소리들은 깊어가듯….// 정수자 시조시인 /조선일보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