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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장점(隨定粧點)

원균이 살았더라면 할 말이 아주 많았을 것 같다. 드라마든 영화든 그는 늘 술주정뱅이에 폭력적 상관으로 나온다. 이순신을 덮어놓고 괴롭히는 악역이다. 백전백승의 무적 수군을 회복불능의 상태로 몰아넣은 원흉도 그다. 그렇게 못됐고 무능력하며 권위만 내세우다 수군을 다 말아먹은 그를 국가는 어쩐 일인지 이순신과 나란히 1등공신에 책봉했다. 가당키나 한가?

 

이익(李瀷)'성호사설''고사선악(古史善惡)'이란 항목을 읽었다. "평소 역사책을 읽을 때마다 늘 의심이 생기곤 한다. 착한 사람은 너무 착하고, 악한 자는 너무 못됐다. 그 당시에는 꼭 그렇지만은 않았을 터. 역사책을 쓸 때 악을 징계하고 선을 권면하려는 지극한 뜻으로 인해 그렇게 된 것이다. 지금 사람이 그저 보아 넘길 때는 착한 사람이야 진실로 그렇다 쳐도, 저 악한 사람이 어찌 그토록 지독했겠는가?"

 

시시비비는 다 옳은 것이 없고 무조건 나쁜 것도 없다. 역사가 악인으로 낙인찍은 사람도 당대에는 썩 괜찮은 사람이었다. 선인으로 추앙되는 사람이 반대로 무능한 사람이었을 수도 있다. 성패에 따라 선악과 시비가 뒤바뀐 경우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독사료성패(讀史料成敗)'란 항목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역사는 성패가 이미 정해진 뒤에 쓴다. 성공과 실패에 따라 꾸미게 마련이니, 이를 보면 마치 맞는 얘기 같다. 착한 사람의 허물은 모두 남의 탓으로 돌리고, 악한 사람은 반드시 그 장점을 지워 버린다. 그런 까닭에 어리석고 지혜로움에 대한 판단과 착하고 악함에 대한 보답을 징험해 볼 수 있을 것 같아도 전혀 알 수가 없다."

 

수정장점(隨定粧點)은 정해진 바에 따라 꾸며 보탠다는 말이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이긴 자는 미화되고 진 자는 악하거나 무능하게 그려진다. 결과만으로 선악과 시비를 단정해서 판단하면 안 된다. 이긴 자가 늘 선하거나 옳은 것은 아니었다. 졌다 해서 그가 악했거나 옳지 않았기 때문도 아니다. 글 끝에서 성호는 담백하게 말한다. "천하의 일은 놓인 형세가 가장 중요하고, 운의 좋고 나쁨은 그다음이며, 옳고 그름은 가장 아래가 된다." 우리는 너무 함부로 말하고 멋대로 판단한다. 그래서 실수를 반복하고 화를 자초한다. 나는 자기 말만 옳다고 우기는 사람이 제일 무섭다. //정민;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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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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