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오늘은 어제의 연속이 아닌 새날이다.겉으로 보면 같은 달력에 박힌 비슷비슷한 날처럼 보이지만 어제는 이미 가버린 과거다. 우리가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 바로 이 자리에서 이렇게 살아 있음이다. 어제나 내일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 지금 이 자리에 있음이다.
우리가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순간마다 새롭게 태어남을 뜻한다. 이 새로운 탄생의 과정이 멎을 때 나태와 노쇠와 질병과 죽음이 찾아온다. 새로운 탄생을 이루려면 무엇보다 먼저 어제까지의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존에 관념에 갇히면 창조력을 잃고 일상적인 생활습관에 타성적으로 떼밀려가게 된다.
우리가 살아온 그 많은 날들이 빛을 발하지 못한 채, 있어도 그만인 그저 그런 날로 사라지고 만 것도 이 기존의 관념에 갇혀서 맹목적으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알아차릴 때 죽음은 결코 낯설지 않다. 우리는 죽음 없이는 살 수 없다. 오늘이 어제의 연속이 아니라 새날이요 새 아침이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법정 스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