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밤

시 두레 2015. 9. 1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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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밤
                                        
          달빛이 하얗게 쏟아지는
          가을 밤에
          달빛을 밟으며
          마을 밖으로 걸어나가보았느냐

          세상은 잠이 들고지푸라기들만
          찬 서리에 반짝이는
          적막한 들판에
          아득히 서보았느냐

          달빛 아래 산들은
          빚진 아버지처럼
          까맣게 앉아 있고
          저 멀리 강물이 반짝인다

          까만 산속
          집들은 보이지 않고
          담뱃불처럼
          불빛만 깜박인다

          하나 둘 꺼져가면
          이 세상엔 달빛뿐인
          가을 밤에
          
          모든 걸 다 잃어버린 들판이
          들판 가득 흐느껴
          달빛으로 제 가슴을 적시는

          우리나라 서러운 가을 들판을
          너는 보았느냐 
          
           /김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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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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