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저뚱은 평생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던 독서광이었다. 그가 머무는 곳에는 언제나 책이 있었다. 타지로 시찰을 나갈 때나 회담차 모스크바로 갈 때도 도중에 읽을 도서 목록부터 챙겼다. 그는 임종하기 직전 의사의 응급 처치를 받으면서도 송나라 때 홍매(洪邁)의 '용재수필(容齋隨筆)'을 읽었다.
그의 독서법은 그 자신이 '삼복사온(三復四溫)' 이라 명명한 방식이었다. 세 번 반복해 읽고 네 번 되풀이해 온축하는 독서 방법을 가리킨다. 이와 함께 마오는 '붓을 들지 않고는 책을 읽지 않는다(不動筆墨不讀書)'는 원칙을 지켰다. 그는 책을 읽고 나면 표지 위에 동그라미 하나를 표시했다. 두 번째 읽으면 동그라미 하나를 더 추가했다. 그는 기본이 되는 고전을 수도 없이 되풀이해 읽고 또 읽었다. 그가 아껴 읽은 책의 표지에는 으레 4, 5개씩의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었다. 본문 중에도 직선과 곡선의 밑줄, 동그라미와 점, 삼각형이나 의문부호 등 각종 표시들로 어지러웠다.
책의 여백에 메모도 부지런히 했다. 필기구가 그때마다 달랐으므로 여러 차례 읽은 책은 한 책 속에 다양한 색깔의 부호와 메모가 남았다. 특별히 중요한 대목은 별도의 공책에 초록했다. 독서일기도 썼다. 책 속 내용에 동의할 수 없거나 잘못된 내용은 바로잡아 두었다.
그는 '홍루몽'을 특히 아꼈다. 측근에게 다양한 판본을 구해 줄 것을 부탁해 10종이 넘는 같은 책을 읽어 치웠다. '루쉰 전집'도 판본을 바꿔가며 평생 애독했다. 나중에 시력이 나빠지자 그를 위해 판형을 크게 한 전집을 특별히 간행했을 정도였다. 청대 판본의 '이십사사'는 모두 850책의 거질인데, 매 책마다 어김없이 권점과 표시들이 남아있다. 식사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에 독서 삼매에 빠져들면 밥 먹는 것도 잊고 읽던 대목을 마치고서야 수저를 들었다. 이런 삼복사온 독서로 온축된 지성이 그의 연설이나 일상적 대화 속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와 상대방을 압도했다. 지도자의 경륜이 반복적 고전 독서에서 모두 나왔다.//정민;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