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은 나부끼고
바람 부는 날 들판에 나서면
물결치는 연가
난, 유월의 풀잎이예요
여리지만 여리지 않은
바람에 나부껴도 결코 꺾이지 않는
서풍이 불면 머리채 흔들려 동쪽으로
동풍이 불면 머리채 흔들려 서쪽으로
이리 흔들 저리 흔들 휘청거려도
난, 결코 나이길 포기하지 않아요
폭풍우 지나면
미풍이 불어와 흐트러진 머리칼
곱게 빗어 줄 거예요
해님이 젖은 옷 말려 줄 거예요
내가 흔들리는 건
실은 바람 때문만 아리랍니다
보낼 길 없는 마음속 연정을
바람결에 실어 보내는 거랍니다
임은 아실까요?
이토록 애달프게 나부끼는
내 그리움 /임봉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