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석 음음한 벽에 화살 짓는 달빛사랑
하냥 꼭 다문 무덤의 아픔밭에 어둠 밝음은
갈마드는데 씻기고 부서져 맑디맑은
혼바다에 미쁜별 하나 떠오르네
아프로디테의 시새움인가
서둘러 간 왕비의 초상 불안고 스물두 해
황망한 안개 속에 소리없이 흐느끼는
황제의 눈물꽃 쉬어질 날 없어라
햇빛신부 밤낮없이 속삭이듯 말하노니
화엄세상 초록 계절 잠살포시였어라
애뜯는 혼을 담고 담아 색바람 풀어내어
가이없는 사랑의 둥주리 틀었노라고
애저린 황제 부부의 대리석관
슬픔보다 더 슬픈 사랑의 놀 치고
/김효중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