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잎 지듯이 따라가다 보면
저녁 들길은 눅눅하게 가라앉고
새들은 숲을 향해 사무칠 듯 날아간다
파장의 하늘 끝에 피를 쏟는 구름
참지 못할 울음처럼 피어나난 노을
그만큼 알아듣게 타일렀지만
저토록 눈부신 슬픔이었구나
개망초 검푸른 그늘을 딛고
추렁대는 가슴으로 겨우 그걸 알기까지
너무나 어리석게 헤매었구나
긴 숨 모아 바라본다
아름다운 슬픔
/이향아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