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는 내 부끄러운 풍속이 있다
밥통 같은
간장종지 같은
집에는 부스러진 내 비늘이 있다
머리카락 같은
손톱 같은
살비듬 같은
집에는 내 아지랑이가 있다
빨주노초파남보 세어 보는 색깔
집에는 슬픈 껍데기 얼룩진 콧물
그보다 치사한 인정이 있다
집에는 내 냄새가
고집이 있다
앉아서 돌이 되는 집념이 있다
/이향아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