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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초첨풍(撥草瞻風)

새해 들어 인터넷 카페에 인문학 강의 연재를 시작했다.  다산과 제자 황상(黃裳)과의 만남이 그 주제다. 매번 글을 올릴 때마다 달리는 댓글에 긴장을 놓을 수가 없다. 인용한 다산 선생의 글 중에 발초첨풍(撥草瞻風)이란 말이 나오기에, 무심코 '풀을 뽑고, 바람을 우러른다'고 풀이했다. 대뜸 댓글로 이런저런 전거가 올라왔다. 다른 역자의 번역과 비교한 글도 있었다. 덩달아 궁금해져서 찾아보았다. 불가(佛家)에서 자주 쓰는 비유였다.

 

원래 발초첨풍은  '오등회원(五燈會元)' 중 '동산록(洞山錄)'에  처음 나온다. 동산 선사가 위산(爲山) 선사를 찾아가니, 그가 말했다. "이번에 가는 풍릉(澧陵)의 유현(攸縣)에는 석실(石室)이 잇달아 있다. 그중에 운암도인(雲巖道人)이란 분이 계시다. 능히 풀을 뽑아 풍도를 우러를 수 있다면 반드시 그대가 중히 여기는 바가 될 것이다." 정성을 쏟아 예를 다하라는 뜻으로 썼다.

 

'무문관(無門關)'에도 보인다.  열화상(悅和尙)이 삼관(三關)을 베풀어, 배움의 길을 묻는 사람은 풀을 뽑아 깊은 이치를 참구하여, 다만 견성(見性)하기를 도모해야 한다고 했다. 벽암(碧巖)이 이를 평하여 말했다. "옛 사람은 행각을 떠날 때, 사귐을 맺되 벗을 가려서 동행과 동반으로 삼아, 풀을 뽑고 바람을 우러른다." 그 풀이에는 "험한 길을 거쳐서 선지식의 덕스러운 풍모를 우러른다"는 뜻이라고 나와 있다.

 

사람들이 다니지 않은 숲길은   잡초와 잡목이 무성하다.  새로운 경지를열려면 막힌 길을 뚫어 새 길을 내야 한다. 먼저 잡초를 걷어내지 않으면 한 걸음도 더 나갈 수가 없다. 이처럼 학인(學人)도 두 눈을 똑바로 떠서 자기 앞을 가로막는 미망(迷妄)을 걷어내 던져버려야 한다. 큰 스승의 덕풍(德風)을 사모하려 해도 가시덤불을 헤쳐나가는 고초가 먼저다. 두 발을 꽉 딛지 않으면 허공만 보다가 걸려 넘어진다.

 

풀을 뽑아야 길이 생긴다.  발초의 성실함 위에 첨풍의  겸손을 보태야지 비로소 깨달음의 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 제 노력 없이 거저먹는 수는 없다. 준비 없이는 어림없다. 대뜸 떠먹여 주는 스승은 스승이 아니다. 이런 질문과 대답의 과정에서 정보화 시대, 쌍방향 소통의 위력을 새삼 느낀다. 가르치려다 늘 한 수 배운다. //정민;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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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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