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녘

시 두레 2015. 2. 22.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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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녘
                                        
세월이 허리에 걸려
구부정하게 등 굽은 할머니
키보다 더 큰 폐지 묶음을 끌고
건널목을 건너는 데
빨간 신호로 바뀐 지 오래건만
아직 반도 못 건넜다
위태위태하다

일 킬로에 백 사 십 원 
십 킬로에 천 사 백 원
시장 안 강화식당 된장백반은 
오천 원

저녁밥값은 벌었는지
커다란 폐지 묵음에 끌려가는 
할머니

오늘 하루 해 떨어지는 것이
아슬아슬하다

/정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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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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