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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허리에 걸려 구부정하게 등 굽은 할머니 키보다 더 큰 폐지 묶음을 끌고 건널목을 건너는 데 빨간 신호로 바뀐 지 오래건만 아직 반도 못 건넜다 위태위태하다 일 킬로에 백 사 십 원 십 킬로에 천 사 백 원 시장 안 강화식당 된장백반은 오천 원 저녁밥값은 벌었는지 커다란 폐지 묵음에 끌려가는 할머니 오늘 하루 해 떨어지는 것이 아슬아슬하다 /정의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