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81.141214 까닭 1
신 뒤꿈치
못 꺾어 신는
내 평생.
아버지
섶에 가실 때
하시는 발싸개
짚신 들메.
어머니
등잔불 버선 기울 때
머리칼 탄내
바늘 소리.
핫저고리 소매에
나온 코 문질러
번들거려도,
보고,
맡고,
들은,
어버이 못 잊는
내 마음 /외통-
8081.141214 까닭 2
왜 병원에 안 가느냐고 물으면,
내가 사는 모습을 내가 알고 가겠다고,
서슴없이 토해내는 마음을
남이 모른다.
스스로 따져 묻는다.
그러면 이 세상 사람이 아니냐고!
나도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혼자 살 수 없어 세속에 깊숙이 박혀 있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늘 내가 나를 알고,
내가 어떻게
기쁨과 괴로움과 아픔과 즐거움을
나대로 지고 안고 마시고
훑어가는지를 알고 싶은,
그런 외고집은
버릴 수가 없어서 그렇다.
내가,
나를 느끼지 못하고,
남이 나를 속속들이 안다면 ,
나는 없어지고 만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외통-
8081.141214 까닭/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