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두레 2014. 11. 21.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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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 

 

                사락 사라락
                사락 사라락

                그릇 속의 쌀알들이 젖고 있다

                밤과 해일과
                절벽 같은 마음을 품고
                깊어지면서 순해지는
                눈동자의 빛

                죽음에서 삶으로 흘러오는
                삶에서 죽음으로 스며가는
                모든 소리는 아프다

                모든 소리는 숨소리여서
                멀리 오느라 애썼다,
                거친 발바닥 씻어주는 손들이어서
                아프고 낮고
                캄캄하고 환하다
   /전동균

 

   건조한 것이 젖고 있다. 견고하게 닫혀 있던 것이 느슨하게 열리고 있다. 미묘한 변화와 움직임이 있다. 저쪽에서 이쪽으로 건너오는 것이 있다. 빛이 바뀌고 있다. 격렬함이 진정되고 있다. 삶이 죽음으로, 죽음이 환생으로 옮아가고 있다. 시인은 현생과 내생 사이의 그 먼 거리까지를 보고 있다.
   옮아가는 것의 고단함을 알고 있다. 시인은 시 '먼 나무에게로'에서 이렇게 썼다. '일생토록 쌀 닷말 지고 가는 사람, 우리는/ 아침에 얼어붙은 강을 건넜으나/ 밤에도 강가에서 노숙하는 사람'이라고 썼다. 시인은 인간 영혼의 비탄과 눈물과 갈증과 허기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다. '하룻밤만 묵고 먼 데로 떠'나갈, '멀리서 오신 손님 같'은 존재들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존재의 배후를 깊이 들여다보는 시는 이처럼 서늘하게 빛난다.   /문태준 시인/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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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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