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자더라도 마음은 깨어 있어라
세상 사람들은 잠자는 걸 좋아한다. 밤새도록 잠을 자고도 낮잠을 또 잔다. 잠을 잤는데도 자꾸 졸리면 병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서로 안부를 물을 때 먹는 것과 나란히 잘 잤느냐 식사는 했느냐고 묻곤 한다.
잠이란 병이 들어오는 통로이다. 사람의 몸은 혼과 백이 두 가지로 작용하게 된다. 혼은 양이고 백은 음이다. 음이 성하게 되면 사람이 쇠약해지고 병들고 만다. 양이 성대해지면 사람은 건강하여 질병이 없다.
잠들면 혼은 나가고 백(魄)이 속에서 일을 꾸민다. 그래서 음의 기운이 성해져 쇠약해져 질병을 불 들이게 죄는 것은 당연하다. 옛 경전에는 번뇌는 독사이고, 잠은 네 마음에 달렸다.
독사가 떠나가야 편히 잘 수 있다. 잠을 즐기는 세상 사람들은 모두 번뇌라는 독사에게 괴롭힘 당하는 바가 되니, 어찌 두려워하지 않겠는가? 잠을 제어(制御) 스스로 경계한다.
눈은 자더라도 마음은 자지 말라. 육신의 눈은 감아도 마음의 눈마저 잠들면 안 된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이런 저런 근심이 독으로 빠짝 오른 독사처럼 똬리를 틀고 고개를 세우고 있다. 여차하여 빈틈을 보이면 단숨에 물어 그 독이 금세 온몸에 퍼지고 말 것이다. 번뇌는 욕심 때문에 생긴다.
음산한 기운이 그 빈틈을 파고들어와 내 영혼의 축대를 허물지 않도록 마음의 창을 닦고 또 닦아 깨끗하게 지켜야겠다. 잠들지 말아야겠다. /좋은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