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574.140221 내 십자가를 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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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사람이 제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
절개 없고 죄 많은 이 세대에서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거룩한 천사들과 함께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예수님께서 또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기에 서 있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죽기 전에
하느님의 나라가
권능을 떨치며 오는 것을 볼 사람들이 더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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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의 길을 걷는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오늘날의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매우 낯선 성찰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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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천주교 신자,
곧 그리스도인이라는 자의식을 갖는 것과
제자의 길이 일치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소리 없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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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자세 없이도 충분히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점점 많아진 것이
어쩌면 오늘날 교회가 겪는
여러 갈등과 문제의 뿌리인지도 모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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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 수가 늘어난 만큼
주님의 참된 제자의 길을 걷는 이들의 수가
늘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여러 가지 체험을 통해서 실감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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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이
요구하는 가치관과 규범을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문제를 판단할 때
도외시하는 것을‘정교분리’라는 이름으로
당연하게 생각하는 신자들이 많은 것도 한 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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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점은 분명
우리의 신앙이 놓인
위기의 심각한 표징일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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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과
교회의 가르침 중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만 감탄하고 좋아하되,
전적인 헌신과 조건 없는 마음으로
제자의 길을 걷는 것을 무시하는 모습을
우리의 신앙생활에서 자주 발견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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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이러한 병폐를 비판한 사람이
덴마크의 철학자 키르케고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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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다음 말은
오늘의 우리도 경청할 가치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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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께서는 ‘감탄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분을 따르는 ‘제자’를 부르러 오셨으며,
그분을 따른다는 것은
바로 그분의 삶을 따라 사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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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자기 십자가를 지고 제자의 길을 걷는,
실천하는 믿음을 살아갈 때만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지닐
자격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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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