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달 토끼는 굶어 죽어도
응달 토끼는 먹고 산다, 하시며
핫저고리 섶 여며주시던
할머니 말씀 새록새록
평생 나를 지켰다.
안팎의 환란(患亂)에 곰삭은 지혜(智慧)
처절(凄切)한 삶에 농익은 예지(叡智)가
무학(無學)의 할머니 엔들 어찌 없으랴.
할머니 무릎 떠나, 늘
눈 덮인
음지 산굴(山窟)에서의 오한(惡寒)에도
눈 녹은 건너편 양지산을 보며
힘 얻어 내달았고
눈 녹은
양지 산굴(山窟)에서의 안온(安穩)에서도
눈 덮인 건너편 음지 산을 보며
움츠리지 않고 뛰쳐나갔다.
이제,
영영 이승에서 뵐 수 없는 할머니,
저승에서 홑저고리 민소매 자락에
매달려 보리라. /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