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의 전위적 작가 한원(漢源) 노긍의 시다. 그는 기괴하고 발칙한 착상을 한 시인으로 유명하다. 충청도 청주 사람으로 가난한 선비라 서울의 대갓집 서당방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생계를 유지했다. 오랜만에 집에 돌아오니 그를 반기는 것은 집을 둘러싼 냇물뿐, 꾀죄죄한 코흘리개 자식놈들과, 반기기는커녕 잔소리부터 늘어놓는 마누라다. 가장이 집을 버리고 떠나 있으니 자식들이 공부할 리가 없고, 아내가 궁기를 면할 까닭이 없다. 처자식 생각하면 훈장이고 선비고 시인이고 다 팽개치고 먹고살 궁리를 해야 한다. 그런다고 꿈꾸던 인생을 포기해야 할까? 날은 추워지고 시인의 고민은 깊어진다./안대회:성균관대 교수·한문학 / 조선일보/그림:이철원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