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란?

외통프리즘 2023. 11. 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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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란?


어떤 일이나 물건의 쓸모에 대하여 옳고 그름과 좋고 나쁨을 가리며, 그 옳고 그름을 아는 바르고 착한 양심이 그가 속한 무리의 기준에 스스로 어긋나거나 마땅히 지켜야 하는 데도 그렇게 하지 않는 거라고 한다면, 어떤 성질이나 특징 따위가 여러 개 묶인 하나의 틀 또는 그 본에 속하는 가두리 안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해놓았는데, 이를 어긴 일일 것이다.

여러 가지를 갖추어야 할 일이나 관계 따위를 저대로 이루어 놓고 이를 지키도록 하는, 꾀에 버금가는 것을 어겼을 때를 이르리라. 더 좁게는, 보이지 않아도 이를 깨쳐 그 가두리의 쓸모를 알면서 모른 척, 또는 아닌 것으로 여기는 것이리라. 더러는 그 가두리 안에 있는 다른 처지에서 서로 해야 할 바를 하지 않는 짓, 그 가두리 안에서 본의 아니게 잘못함으로써 그에 따라 억눌려 고통을 받을 만한 짓을 하는 것을 이르는 것이리라.

그러면, 보이지 않는 거푸집이나 가두리가 있는 데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그 형편은 어떤 성질 형상인가?

모름지기, 넋이 있는 형체 틀일 것이다. 이 밖의 생물은 그들 생활환경에서 유무형 거푸집 없이 주어진 대로, 나름의 위계나 질서에 따라 산다. 정해진 규칙 없이 때에 따라 그 흐름에 따라 되는대로 움직이며 살기에 얽힘이 없고 자유로울 뿐이다. 이를 순수 자유라고나 할까? 아무튼 틀이 없어 죄를 짓지 않는다. 죄가 없다.

오로지 넋(영혼)이 있는 생물, 곧 사람만이 죄를 만드는 가두리가 있어, 이를 도리라거나, 법이라거나, 규칙(규정)이라는 이름을 지어서, 보이지 않는 가두리 안에 가두므로 죄가 만들어지는 것이리라. 그런가 하면 이렇게 한결같이 지키도록 하는 그 틀도, 어긋나지 않도록 하는 형국도, 모두 사람 사는 어디에서나 다 같지 않음은 예나 이제나 다를 바 없다.

이 지구촌 안에는 서로 다르고, 그 다른 곳 안에서도 또 보이지 않는 금을 긋고,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규범, 그 안에서도 서로 다르게 뜻을 정하여 굳은 마음을 다져 만들어 이루는 가치판단 기준을 생각하면 할수록 이 땅덩어리 안에는 셀 수없이 많은 질서와 나름이 그마다 죄를 만드는 근원이 되어있다.

이렇게 보면, 같은 생각과 행동이라도 어느 한쪽의 죄가 다른 쪽에서는 죄가 되지 않는, 서로 뒤집혀 있는 현실을 볼 수 있다. 한시에 서로 다른 공간, 서로 다른 모임에서 일어나는 상황이 이채롭고 흥미롭다.

죄는 변하지 않는, 하나래야 만인이 언제나 어느 곳이나 다름없이 스스로 지켜 따르고 잘못을 털어놓아 알맞은 벌을 달게 받아들이련만, 한발 물러서서 보면 이래저래 죄의 값이 물러지며 어긋나고 가벼워지며 흐릿하다.

다시, 넓혀 보면 이 세상 만물이 생긴 이전이나 이제나 이후에도 그 만물을 있게 하는 힘에는 가두리가 당연히 없기에 죄 또한 없다. 인간이 아니기에 그렇다. 그러므로 죄를 알려면 어떤 울타리가 있어서 지배하고 다스리는가를 알아볼 수밖에 없다.

사물의 비롯될(한 처음) 때 가두리 없고 거푸집도 없을 터이니 여기에 죄가 있을 리 없고 오로지 있는 것은 넓게 퍼져나가야 하는, 우리가 알 수 없는 뜻이 있을 터인데, 이룰 우리 사람의 말로 드러내는 소리가 ‘사랑’일 것이다. 사랑은 곧 어느 곳이나 어느 때에나 있을 뿐이다. 우리는 이 사랑을 나름의 가두리로 둘러서 죄를 만들고 때를 이어 간다.

이러니 한 처음부터 이제까지 만물을 있게 하고 다스리는 그 시원(始原)을 거스르는 모두가 죄이고 그 나머지 다른 가두리나 거푸집 안의 죄라는 이름의 죄는 죄가 아니고 다만 사랑 안에서 녹아 없어져야 하는 사랑의 다른 이름이래야 한다. 이렇게 보면 죄는 사람만이 가진 넋의 몫이다. 죄의 근원은 보이지 않는 거푸집이나 가두리다./9400.40306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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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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