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외통넋두리 2009. 1. 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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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오 년 전에 생각하여 새겨놓은 부전 목록에 ‘교감 선생의 인사’ 는 아무리 생각하려 해도 떠오르질 않는다. 교감선생이 누구이며 무슨 말을 언제 어디에서 했는지를 도무지 기억할 수 없다. 분명 그 때에는 무슨 생각이 있어서 적어놓았을 게다. 그 때에 아무런 내용을 몰랐으면서도 적어놓지는 않았을 터인데, 아무 곡절 없는 데 토를 달아서 무슨 짓을 할양이었는지 그것이라도 생각나야 할 텐데 그것도 모르겠다. 답답한 노릇이 아닌가. 이것이 치매인가. 무섭다.



겁(怯)은  이제이고 이제는 겁인걸.
영원을 살아야 할 영(靈)은 끊기고
머문 육신에서  무엇을 찾으려하나.


하늘은 여기이고  이곳이 하늘인걸.
나서서 스며야 할 곳(在)은 얽히고
미치는 심령들은  홀연히 사라지네.


망각은 영원하고  기억은 순간인걸.
되살아야 할 모든 것 때(時)있으니
몸부림,끓는 가슴에 얹고 잠재우네.


기는 빠져도 난데,내가 숨은 쉬느니
기다리는 것 내 모습의 원형 이어라.
저무는 곳 주저  없이 숨어들으리라


내가 걸친 것 허물이니 벗어 버린들
내 났으니 내 있을곳 어디든 있을터 
차라리 영겁의 세월 속에  담으리라



 

기가 막히는 일이다. 다시 생각해본다. 산다는 것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헌데 생각을 못한다면 시간의 흐름도 공간의 점유도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내 안에 우주를 끌어들이고 우주 속에 내가 박혀서 있는 이 삶을 생각하고 느끼지를 못 한다.

 

 

이미 이곳을 떠난 영의 세계에서, 우리 오감이 아니라 인간의 지력을 떠나, 활동한다고 한다면 이쪽의 세계를 접어야하는 때가 왔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교감선생의 인사’도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친히 만나보며 그쪽의 삶이 누려질 것이다.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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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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