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화1

외통넋두리 2010. 7. 2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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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화1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해당화 잎.
내 잊을 수 없는 해당화 꽃잎.
내 혀끝에 도는 해당화 열매 맛.
아무리 찾아봐도
한포기 뿐인
외로운 해당화.




일곱 개의 말뚝위로 짙푸른 해당화 잎이
두껍고 두껍게 살져 기름기를 드러냈고


뿌리 둔 둘레는 손 갈퀴 자국 남아
둘려진 준령 같은 풀 섶을 제치는구나.




누가 삶의 한 자락을
해당화에 묻나보다.
나처럼.




오랜 세월 저편에 아련함이, 이제
이 한 그루가 먼 날에 강둑을 물들이니
벌써 내 귀엔
벌 소리 들리고 파도소리 들리누나.




살진 잎이 빛난다.


해당화 꽃나무 한 포기에
내 발이 묶였다.




아무리 둘러 봐도
해당화는 외롭다.




갈대풀 속에 갇혀서
멀리 떠나온
제 고향 부르지만
 


일곱 개의 말뚝이 철옹성(鐵甕城)이고,
둘려 처진 노끈은 심은 이의 심성인 듯
매듭 매듭 얼이 서려있다.




아마도 나처럼 해당화에
얽힌 사연이 있어
내 땅, 남의 땅 가릴 겨를 없이
성내 천 풀 섶에다 발을 붙였나보다.




손으로 쥐어뜯고 발로 뭉개서
거름을 주고 마음을 준 흔적 앞에
내 지난날을 빗대본다.




해당화 향기 맡고, 멱감고,
해당화 열매 먹고,여름난,
어린 시절 그리워서




돌아가는 길
고마운 누군가에 엎드려 절하고 싶구나.






아침마다 발걸음
멈추게 하는 이 해당화 포기
내 꿈을 흩지 않고,


일곱 기둥에 동여 가두었다가

성내천변에 퍼질 때
나도 내 고향 바닷가에
뿌리 내리게 하려무나.






여기
네 고향을 떠다 놓았으니
참아 안쓰럽지만


내 푸른 바닷가와 시냇물로 변하여서
나를 들뜨게 하는구나.










원래 남의 키니
내 키 낮추어 푸를 잎 내려보니

죽었던 숨이 터져
해당화 잎 만 흔들리네.






울을 넘은 해당화 잎이
둑 넘어 4층 빌라의 창을 올려보니



심은 이 없는 해당화 잎 따라
자꾸 4층 빌라의 창을 덩달아 오려본다.






내가 보면
나 몰래 심은 이가 걱정하리.




내가 보면
해당화 잎이 내 몹쓸 지난 열병을 옮아서
그나마 눈에서 사라질까 두려워
고개를 내린다.




오늘 아침도
해당화는 그대로 살아있다.




8005.100722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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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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