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눈물

글 두레 2010. 12. 1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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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눈물

어느 시골 가난한 농사꾼의 막내아들로 태어난 우리 아빠는 어려서부터 가난과 고생을 숙명적으로 받아들이며 사시는 분입니다.  그러나 딸들에게만은 가난을 물려주지 않으려고 애를 쓰시지요.  공장에서 근무하실 때 허리를 다치신 후 힘을 써야하는 일을 하실 수 없는아빠는 지금 자동차 영업사원으로 근무하고 계십니다.

몇 일전, 아빠는 더 이상 수리를 할 수 없는 구두를 바라보며  그렇게 아까워하실 수가 없었습니다.  올해는 유난히 비가 오는 날이 많아 아빠는 매일 물에 퉁퉁 불은 발로 집에 들어오셨습니다.  그 구두는 아빠가 대리로 승진하시던 날,  그러니까 5년 전에 축하 선물로 받으신 구두였습니다.

자동차가 없는 자동차 영업사원, 하루 종일 이곳저곳 걸어 다니시며 허리를 숙이고 때로는 건물을 관리하시는 분들에게 면박도 받으며 자동차 광고지를 전달하느라 아빠의 발은 굳은살로 뒤덮이고 구두는 남보다 몇 배 빨리 닳고 헤어졌습니다.

IMF 한파로 자동차 영업은 더 안 되고 아빠의 수입은 더 줄어만 갔습니다.

어느 날 밤, 화장실을 가려고 일어섰다가 무심코 들은 엄마, 아빠의 대화. "점심 식사는 거르지 말고 드세요. 당신이 쓰러지면 저와 아이들은 어떻게 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아빠는 여러 달 점심식사도 굶으신 채 찢어져 차마 깁을 수도 없는 구두를 신고 다니셨다는 것. 동생과 저는 저금통을 털어 아빠의 구두를 마련했습니다.

아빠는 구두를 받아 드시고는 한 동안 말씀을 못하시더니 "너희들보고 언제 아빠 걱정하랬니? 너희들 공부나 열심히 해"하고 나무라셨지만 기쁨이 역력한 표정을 지우실 수는 없었습니다. 그 다음날부터 저와 동생은 아빠의 광고지를 들고 거리로 나갔습니다.

마침 방학 중이니 시간도 있고 해서 아르바이트하는 셈치고 했었습니다. 빌딩 사무실에 들어가서 사람들에게 전단을 돌려드렸습니다.부끄럽기도 했었고 어느 곳에서는 나가라는 호통소리에 눈물을 찔끔거리며 돌아서기도 했습니다.

3일 정도 이 일을 했는데 어느 건물 사무실에서 아빠와 딱 마주친 거예요. 아빠의 호통소리에 우리는 쫓기듯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아빠의 귀가를 숨죽여 기다렸습니다. 그날 집에 돌아오신 아빠는 아무 말씀도 없이 방으로 들어가시고는 문을 잠그셨습니다.

엄마와 우리는 한방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아빠를 원망했습니다. 다음날, 평상시보다 한 시간이나 일찍 일어나신 아빠가 출근을 서두르십니다.

"우리 아이들을 봐서도 내가 더 열심히 뛰어야지, 너희들도 공부 열심히 해라 그것이 아빠를 돕는 가장 큰 일이다" 하며 새 구두를 신고 힘차게 걸어 나가셨습니다.

그렇지만 퉁퉁 부은 아빠의 눈은 감출 수 없었습니다. 밤새 우셨던 아빠의 눈물은 방울방울마다 가족에 대한 사랑의 진정한 의미였음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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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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