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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리문 나온 노란 병아리 떼, 보란 듯 벼슬의 무게로 부리질 하는 어미닭 보려,나는 어머니 치마폭을 당겼건만. 이제는 ‘달개비’ 꽃이 어머니 치마폭이 되었네. 심줄 튀어나온 손에 잡혀 감자밭 고랑에 눕혀 놓은 풀을, 나는 감자포기를 왜 뽑으시느냐고 물었건만, 이제는 ‘는쟁이’ 꽃이 할머니의 흰 머리로 보이네. 한여름 텃밭 언저리. 풀잎 따다 무쳐주신 나물 향에더위가 가셨건만 이제는 ‘비름‘이 내 옛집 두엄 향을 풍기네. 철길 언덕에 아지랑이 필 때, 고사리손에 잡힌 진남색 튀밥이 ‘스미래’라 했는데,이제는 제비꽃이 내 어릴 적 여선생 이름이 되었네. 저녁연기 자욱이 초가에 머물 때,물소리 나를 이끌면, 강변의 자갈밭이 노랗게 물들고 마침내 우리 집 등불이 켜졌건만 이제는 ‘달맞이꽃‘ 나를 꿈길로만 데려가네. 친구 집 오가는 길 하늘하늘, 가녀린 꽃 보며 무지개 타고 불러보고 싶었던 집, 들어가고 싶었던 집이었건만 이제는 ‘코스모스 꽃‘이 그냥 ‘하루꼬(春子)’가 되었네, 8025.110519 / 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