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공적을 세우고 큰 사업을 이룩하는 사람에게는 겸허하고 원만한 사람이 대부분이고, 일을 그르치고 기회를 놓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고집이 센 사람이 많다. -채근담
태평한 세상을 맞아서는 마땅히 방정(方正)하게 살 것이고, 난세에 처해서는 마땅히 원만해야 할 것이며, 말세를 당해서는 마땅히 방정과 원만을 아울러 써야 할 것이다. 선인을 대함에는 의당 관대해야 하고 악인을 대함에는 의당 엄격해야 하며, 평범한 사람을 대함에는 관대함과 엄격을 아울러 지녀야 할 것이니라. -채근담
평민이라도 기꺼이 덕을 심고 은혜를 베풀면 곧 무위(無位)의 왕공(王公) 재상이 되고, 사부(士夫)라 하더라도 헛되이 권세를 탐내고 총애를 팔아 사복(私腹)을 채운다면 작위(爵位)가 있는 거지가 되느니라. -채근담
하늘은 한 사람을 어질게 하여 이로써 여러 사람의 어리석음을 깨우치게 했거늘, 세상은 도리어 제 잘난 것을 뽐내어 남의 모자라는 것을 들춰낸다. 하늘은 한 사람을 부하게 하여 이로써 여러 사람의 곤궁함을 건져 주게 함이거늘. 세상은 도리어 제 가진 것을 자랑하여 남의 가난함을 업신여긴다. 참으로 하늘의 벌을 받을 자로다. -채근담
하늘이 나에게 복을 박하게 준다면 나는 내 덕을 두텁게 쌓아 이를 막을 것이고, 하늘이 내 몸을 수고롭게 한다면 나는 내 마음을 편하게 함으로써 이를 보충할 것이며, 하늘이 내게 곤액(困厄)을 준다면 나는 도(道)를 형통케 함으로써 이를 뚫을 것이니라. 그러면 하늘인들 내게 어찌하랴. -채근담
하늘이 내 육체를 괴롭힌다면 나는 내 정신을 즐겁게 하여 보완하리라. 하늘이 내 경우를 가로막는다면 나는 내 도(道)를 높게 하여 뚫고 나가리라. -홍자성
하늘이 하는 일은 헤아릴 수가 없다. 눌렀다가는 펴주고 펴주었다가는 누른다. 이것이 모두 영웅을 조롱하고 호걸들을 업었다. 젖혔다 하는 것이다. 그러나 군자는 다만 천운이 역(逆)으로 오는 경우 순(順)으로 받고, 편안한 때에도 위태로움을 생각하는지라, 하늘도 또한 그 재주를 부리지 못하느니라. -채근담
하루해가 저물었는데 오히려 노을은 아름답고, 한 해가 장차 저물려고 하는데 새로이 귤이 꽃다운 향기를 뿜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말로(末路) 즉 만년에 다시금 정신을 백 곱절 떨쳐야 하느니라. -채근담
학문을 닦는 자는 정신을 가다듬고 한 곳으로 뜻을 모아야 할 것이다. 만일 덕을 닦는다면서 뜻을 사업이라든가 공적 또는 명예에만 둔다면 반드시 참된 조예(造詣, 깊은 지식)를 지니지 못할 것이며, 글을 읽음에도 시(詩)와 보(賻)나 읊조리는데 흥을 붙인다면 결코 깊은 마음을 체득하지 못할 것이다. -채근담
한가한 때 헛되이 세월을 보내지 않으면 이후 바쁠 때 쓰임이 있게 되고, 고요한 때에도 쉼이 없다면 다음날 활동할 때 도움이 되느니라. 남이 안 보는 곳에서도 속이거나 숨기지 않으면 여럿이 있는 곳에 나갔을 때 떳떳이 행동할 수 있느니라. -채근담
한때는 괴롭고 한때는 즐겁고 고락을 함께 맛보아 단련한 끝에 이룬 사람이야말로 그 복이 비로소 오래 가며, 의심과 믿음을 참작하여 지식을 이룬 사람이야말로 그 지식이 비로소 참된 것이니라. -채근담
한 생각의 자비는 가히 이로써 천지간의 화기(和氣)를 빚을 것이요, 한 생각의 결백은 가히 이로써 맑고 향기로운 이름을 백대(百代)에 밝게 드리우리라. -채근담
한쪽만 믿음으로써 간계(奸計)에 속는 사람이 되지 말고, 잘난 체하여 객기를 부리는 사람이 되지 말라. 자신의 장점을 자랑하기 위해 남의 단점을 드러내지 말 것이며, 자기가 졸렬치 않다고 하여 남의 재능을 인정하지 않는 자가 되지 말라. -채근담
호사하는 사람은 풍부해도 부족하나니, 어찌 가난할망정 검소한 사람이 여유가 있음만 같을 것이며, 재능이 있는 사람일수록 일을 많이 하고 원망만 듣게 되나니 어찌 졸렬한 사람이 안일하면서도 천진( 天眞 )을 지킴만 하겠는가. -채근담
횡액과 역경은 호걸로 단련시키는 하나의 화로와 망치이다. 능히 그 단련을 받으면 몸과 마음이 모두 이로울 것이지만, 그 단련을 받지 못하면 몸과 마음이 모두 해로울 것이니라. -채근담
훼방하고 헐뜯는 사람은 마치 조각구름이 해를 가리는 것과 같아서 오래지 않아 저절로 밝아지느니라. 아양을 떨고 아첨하는 사람은 마치 틈새로 스며드는 바람이 살갗을 해치는 것과 같아서 그 해로움을 깨닫지 못하느니라. -채근담
희미한 등불 가물거리고 삼라만상이 소리 없으니 이는 우리가 비로소 편안한 잠자리에 들 때요, 새벽에 꿈 막 깨어나 모든 것이 아직 움직이지 않으니 이는 우리가 비로소 혼돈에서 벗어날 때이다. 이런 때에 한마음 빛을 돌이켜 환히 비춰보면 비로소 이목구비가 모두 몸을 묶는 수갑이요, 정욕과 기호(嗜好)가 다 마음을 타락시키는 기계임을 알 수 있으리라. -채근담
/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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