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레위기 16:1~10 >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말하기를 ˝최선의 지식은 우리가 죄인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지식 중에 가장 얻기 힘든 지식이 있다면 내가 죄인이라는 것을 아는 지식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중요한 지식은 없습니다. 성경은 시종여일하게 죄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대인들에게 이 죄의 문제가 점점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죄책감이 희미해져 가고 있습니다. 죄로 인한 가책이 희미해지고 마비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죄의 문제를 꺼내는 것은 지성적이지 못한 사람으로 치부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교회에서 죄 문제를 뺀다면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교회로 모이는 것이라 해도 지나친 이야기가 아닐 것입니다.
성경은 인간의 모든 불행과 고민과 두려움의 뿌리가 죄에 있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불행한 것이 죄 때문이요, 다시 행복해질 수 있는 길도 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다는 것입니다. 죄는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길이 없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죄에 대해서 형벌을 내리십니다. 그런데 그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죄에도 불구하고 속죄의 길을 열어 놓으셨습니다. 하나님 속죄의 은총은 인간의 모든 죄를 덮고도 남습니다. 그것이 오늘 본문에 나타나는 대속죄일의 제사입니다.
대속죄일은 일 년에 한 번 대제사장이 드리는 제사로서,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를 덮는 제사였습니다. 속죄일이란 히브리어로 ´욤 킵푸르´로서 우리 말로 직역하면 `덮음의 날`이란 뜻입니다. 즉 하나님께서 한 해에 한 번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든 죄를 다 덮어주시는 날인 것입니다. 그래서 죄로부터 용서받고 자유로움을 얻는 날입니다.
속죄일의 특징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그날은 국가적인 속죄일이었습니다(레16:29-34). 속죄일은 한 해에 한 번 있는 국가적 절기로서 이스라엘 모든 자손이 자신의 죄를 생각하면서 일주일 동안 금식하며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으로부터 죄를 용서받는 날이었습니다. 둘째는 대제사장은 오직 한 해에 한 번 대속죄일에만 지성소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레16:2-5). 이날만큼은 대제사장도 하나님 앞에서 한 사람의 죄인에 불과하다는 뜻으로 에봇 대신 세마포옷을 입었습니다. 셋째는 속죄일에는 속죄 염소 위에 안수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를 전가하고, 염소를 광야에 있는 죄의 창시자인 아사셀에게 돌려보냈습니다(레16:6-10). 그렇게 함으로써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든 죄가 덮어지고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었다는 것을 나타내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지켰던 이 대속죄일의 의미가 무엇입니까? 대속죄일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든 죄를 회개하여 사함을 받고 하나님 앞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날입니다. 한 번의 행사로 전 국민의 모든 죄가 다 사해졌다는 것은 현실적인 효력의 문제를 떠나서 아주 바람직합니다. 일 년 동안의 모든 죄가 사해졌다고 생각하면 지나간 사건들을 모두 잊게 되고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하나님을 섬기게 되고, 새로운 생각을 하면서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자연히 영적으로나 정신적, 육체적으로 하나님 앞에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예배의 중요한 의미 가운데 하나가 하나님 앞에서 내가 죄를 사함을 얻었다고 하는 것을 확증 받는 것입니다. 한 주간의 모든 죄가 그리스도의 보혈로 씻겨지고 덮였다는 그것을 확증 받고 새로운 마음으로 한 주간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배는 진실한 회개와 함께 사죄의 기쁨과 감격해야 합니다.
대속죄일의 의미는 무엇보다도 우리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서 돌아가신 그리스도의 대속의 은총을 상징하는 예식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지은 죄를 위해 염소와 소가 대신 희생된 것처럼 예수님께서 나의 죄와 죄의 형벌까지 대신해 돌아가신 것입니다. 죄는 내가 지었지만, 죄의 책임은 예수님이 대신 지신 것입니다. 그것이 후에 나타난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은 이미 대속죄일에 나타났습니다. 그것이 대속입니다. 예수님의 대속의 은혜를 믿음으로 우리는 죄를 용서받아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속죄의 은총입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 - 시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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