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거세지면 언덕 위에 있는 집이 생각납니다. 파도가 높아지면 바닷가에 있는 집이 생각납니다. 비가 많이 내리면 계곡에 있는 집이 생각납니다. 눈이 많이 내리면 산골의 외딴집이 생각납니다.
걱정됩니다.
아무리 외진 곳에 가도 집이 있습니다. 아무리 위험한 곳, 아무리 소란한 곳, 아무리 황량한 곳, 아무리 낮은 곳 높은 곳, 추운 곳 더운 곳, 눅눅한 곳 메마른 곳에 가도 집이 있습니다.
첩첩산중에도 집이 있고 들판 가운데도 집이 있고 망망대해에도 집이 있습니다. 빌딩 사이에도 집이 있고 철길가게도 집이 있습니다.
집집이 아름답게 살아갑니다. 바람 부는 곳일수록 포근하게, 파도치는 곳일수록 잔잔하게, 추운 곳일수록 따뜻하게, 위험한 곳일수록 안전하게, 외진 곳일수록 정답게, 소란한 곳일수록 조용하게, 어두운 곳일수록 밝게, 낮은 곳일수록 높은 희망으로 살아갑니다.
어느 곳에 있든 집이 있는 곳에는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의 넓은 사랑, 아버지의 깊은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웃음소리와 형제간의 우애와 가족에 대한 믿음과 희망이 그곳에 피어나 자라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세상이 싫다 해도 좋아지는, 아무리 세상이 부끄럽다 해도 자랑스러운, 아무리 세상이 버려도 맞아 주는 사랑의 집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디에 있든 세상의 모든 집은 사랑의 집이기 때문입니다.
/하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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