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들인다는 말은 ˝관계를 맺는다˝라는 뜻이야. 지금 내게 있어 너는 아직 몇천 명 중의 어린이와 조금도 다름없는 사내아이에 지나지 않아. 그리고 나는 네가 필요치 않고 너도 내가 아쉽지 않을 거야. 네게 있어 나란 몇천몇만 마리 여우에 지나지 않으니까.
그러나 만약 우리가 서로를 길들이게 된다면 우리는 서로가 아쉬워질 거야. 너와 나는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무언가가 될 게고 내 생활은 해가 돋는 것처럼 환해질 거야.
그리고 난 다른 어느 발소리완 틀린 네 발소리를 기억하게 될 거야. 다른 발소리를 들으면 굴속으로 들어가겠지만 네 발소리는 음악 소리와 같아서 나를 굴 밖으로 불러낼 거야.
또한 난 빵을 안 먹으니까 밀밭을 보아도 내 머리에는 아무것도 떠오르는 게 없어. 그렇지만 네가 날 길들여 놓는다면, 난 밀밭만 보아도 네 금발 머리를 생각하게 될 테고 밀밭을 지나가는 바람 소리가 좋아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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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네 장미꽃으로 다시 돌아가야 해. 이 세상에 있는 몇만 송이의 장미꽃은 너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어. 단지 네게 소중한 건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네 장미꽃이야.
그건 네가 물을 주고 벌레를 잡아주며 서서히 길들였기 때문이야. 그리고 이 말은 잊어버려선 안 돼.
˝길들인 것에 대해선 영원히 책임이 따르는 법이야.˝
/생 떽쥐베리의『어린왕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