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周)나라의 무왕(武王)을 도와 은(殷)의 주왕을 몰아 내는데 큰공을 세워 나중에 齊(제)나라의 왕이 된 강태공(姜太公)이 젊은 시절 벼슬하지 아니하였을 때 그의 아내 마씨(馬氏)는 남편이 학문에만 열중하고 가정을 돌보지 않는 남편을 몹시 원망 하였습니다.
아내는 먹을것이 없어 가을철 들에 가서 논둑 밭둑에 피를 훌터서 말려 그것을 빻아서 먹고 살았는데 하루는 피를 훌터서 마당에 멍석을 펴고 멍석위에 피를 널어놓고 다시 들에 갔다오는 사이에 그만 소낙비가 와서 멍석에 널어놓은 피를 다 쓸어가 버렸습니다.
아내 마씨는 들에서 비가 오니까 멍석에 널어놓은 피가 생각이 나서 급히 집으로 왔지만 이미 멍석에 피는 빗물에 다 떠내려 가고 말았습니다.
아내 마씨는 손이 부릅트도록 훌터온 피가 빗물에 다 떠내려 갔으니 화가 날대로 낫지요. 그래서 마씨 부인은 당신같은 사람과 살다가는 밥 굶어 죽겠다고 하면서 그만 봇따리 싸 가지고 집을 나가고 말았습니다.
어쩔수 없이 강태공은 홀몸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 뒤 강태공이 문왕에게 등용되어 공을 세우고 제나라 왕이 되자 태공의 부인 마씨는 태공이 훌륭한 벼슬자리에 올랐다는 것을 알고 가서 강태공 앞에 나타나 "잘못을 뉘우치고 있으니 저를 거두어 주소서" 하면서 애원을 했습니다.
그러자 태공이 마씨에게 물 한 동이를 길어오게 한 다음 그 물을 땅에 확 쏟아 버리고는 이 물을 다시 담아 보라고 하였습니다.
마씨부인은 물을 다시 담을려고 했으나 담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태공이 말하기를 "그대는 이별했다가 다시 결합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미 엎지르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는 것이다." 하면서 마씨 부인을 거두어 주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 흔히 무슨 일을 실수로 잘못 되엇을때 그것을 원상복귀 하기 힘든다는 뜻으로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고 하였습니다. 즉 한번 헤어진 부부(夫婦)가 다시 결합(結合)할 수 없음을 비유(比喩)하기도 하고 또는 한번 끝난 일은 되풀이 못한다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