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하로밤
나그네 집에
가마귀 가왁가왁 울며 새었소.
오늘은
또 몇 십 리
어디로 갈까.
산으로 올라갈까
들로 갈까
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말 마소, 내 집도
정주(定州) 곽산(郭山)
차(車) 가고 배 가는 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공중엔 길 있어서 잘 가는가?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열 십자(十字) 복판에 내가 섰소.
갈래갈래 갈린 길
길이라도
내게
바이 갈 길은 하나 없소
/김소월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