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인수봉

시 두레 2013. 1. 17. 05:23

글 찾기( 아래 목록 크릭 또는 왼쪽 분류목록 클릭)

외통궤적 외통인생 외통넋두리 외통프리즘 외통묵상 외통나들이 외통논어
외통인생론노트 외통역인생론 시두례 글두레 고사성어 탈무드 질병과 건강
생로병사비밀 회화그림 사진그래픽 조각조형 음악소리 자연경관 자연현상
영상종합 마술요술 연예체육 사적跡蹟迹 일반자료 생활 컴퓨터


정월 인수봉

1                                    

온 장안이 눈 속에 들어

눈빛들 형형한 날

너는 결연한 생각

꼬나 잡은 붓끝이다

만인소 산 같은 글을

마무리한 수결이다

2

갓 떠온 생수보다

더 차가운 새벽빛을

소슬한 이마 위에

명주수건 동여매고

동천을 걷어 제친다,

방짜유기 징을 치며

3

가파르게 막히곤 하던

역사, 그 이성의 안쪽

지축을 누가 흔드나

명치끝 얼얼하다

아침은 점고를 끝낸 듯

산을 슬쩍 내려서고

/신필영

 

   북한산 인수봉(仁壽峰)을 바라보며 하루를 열고 닫는 느낌은 어떨까. 우뚝 솟은 화강암 봉우리, 잘생긴 인수봉을 보면 가슴이 늘 벅차다. 암벽 등반에 최고라는 명성다운 위풍당당이다. 언젠가 별 준비 없이 근처에 올랐다가 혼쭐난 적이 있는데, 범접조차 어려운 위엄을 실감했다.

 

   정월 인수봉은 희고 차가워진 이마로 더 높다랗다. 눈 내린 날 아침이면 '명주수건을 동여매고' 언 하늘을 걷어 제치는 '방짜유기 징'소리가 들린다던가. 그렇게 '눈빛 형형한' 겨울날 '꼬나 잡은 붓끝'으로 '산 같은 글을 마무리한 수결'이라, 그야말로 산들의 '만인소(萬人疏)'겠다. 그렇다면 거대한 붓으로 올해는 무엇을 올릴 것인가. 그 소(疏)가 제때 제자리에 과연 닿기는 할 것인가./정수자·시조시인 /조선일보

'시 두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井水(정수)우물물  (0) 2013.01.20
나그네  (0) 2013.01.18
詠氈鐵煮肉 (영전철자육) 벙거짓골에 소고기를 굽다  (0) 2013.01.16
소금이 온다  (0) 2013.01.15
의자를 보면 앉고 싶다  (0) 2013.01.14
Posted by 외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