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아래에서 거문고를 타기는
근심을 잊을까 함이러니,
춤 곡조가 끝나기 전에
눈물이 앞을 가려서,
밤은 바다가 되고
거문고 줄은 무지개가 됩니다.
거문고 소리가
높았다가 가늘고
가늘다가 높을 대에,
당신은
거문고 줄에서 그네를 뜁니다.
마지막 소리가 바람을 따라서
느티나무 그늘로 사라질 대에,
당신은 나를 힘없이 보면서
아득한 눈을 감습니다.
아아, 당신은
사라진 거문고 소리를 따라서
아득한 눈을 감습니다.
/한용운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