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꽃 아래서

시 두레 2008. 5. 2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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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b.050224 등꽃 아래서

 

차마 하늘을 바라볼 수 없는 것일까

수줍게 늘어뜨린 연보라빛 꽃타래

혼자서 등꽃 아래 서면 누군가를 위해

꽃등을 밝히고 싶은 마음 

나도 이젠 더 아래로 내려가야 하리

 

  세월과 함께

뚝뚝 떨어지는 추억의 꽃잎을 모아

또 하나의 꽃을 피우는 마음으로

노래를 불러야 하리

 

때가 되면 아낌없이

보랏빛으로 보랏빛으로

무너져 내리는 등꽃의 겸허함을

배워야 하리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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