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해 일하는 한나절,
어두움은 그리운 내 집 내 식구.
아버지 마음은 지는 해가 야속하고,
어머니 눈은 먼 산만 바라보네.
노을이 질 때 아버지 쉬시고,
땅거미 질 때 어머니 저녁 걱정.
어머니 재촉에 아버지 말이 없어,
아버지 눈감으면 어머니 끄덕.
먼 불빛 발밑에 닿아 밝고,
하늘의 별빛 이마에 달아 초롱.
내 걸린 등불 내 집 것 더 밝아,
할머니 문고리 잡고 반기시네.
눈은 책 위에 머물러도,
마음은 들판에 내달리네.
손에 낀 연필 길 더듬네,
발걸음 소리 아버지 반색.
내 언제 아버지 쉬게 하랴,
이대로가 그 길인지 아닌지.
내 이제라도 치우고 비울까,
어머니 마음 어느 쪽 편할까.
다하는 날 어서 오라 내 몫,
아버지 쉬고 어머니 웃으리.
모깃불 저녁상 별이 보이네,
마음은 어른인데 몸은 소년.
건넛집 불 꺼서 문 사라져,
개구리 요란해 지붕 낮추네.
우리 집 부엌 달가닥 소리,
트일 먼동 재촉 내일을 부르네./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