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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2.001219 모내기 모 심어 보면 좋겠다.꿈에라도 모 심어 봤으면 우리 것 아닌 남의 논이라도 좋다 고향 논에 모 심어 봤으면. 비 왔으면 좋겠다. 가물은 그 논에 물 넘쳐서 묘 춤 잡아 던졌으면 좋겠다. 논 한가운데 멀리 미끄러지도록. 발 벗고 흙 밟고 싶다. 푹푹 빠지는 썬 논바닥을 장 단지 물 찰랑이어 차진 흙 발바닥에 딛고 싶다. 발바닥 간질이고 싶다. 진흙으로 간질이고 싶다. 발가락 사이 뭉클, 다섯 가락 흙 논두렁 미끄러워 넘어지고 싶다. 손가락 모 뿌리 잡고 싶다. 손가락 텀벙 물에 던져서 물렁한 논바닥에 모 꽂아놓고 재봉틀 바늘처럼 손 빼고 싶다. 논배미 새파랗게 물 드리자. 이웃 들판 어울리어 좋게 파란 물 들여서 논 고동 좋게 바람이 앉아 쉬고 누워 자도록. 논배미 한가운데 내 그림자 내 허리 아파도 좀 참으리. 내 그 논에 서게 된다면 끊어지도록 아파도 좋으리. 그 긴 논배미 보고 싶다. 못 찾을 것, 그 논배미 그래도 큰 산을 대중하여 찾아가 보리, 눈감고 감고. 눈감고, 세월을 밀어내어 눈감고, 땅 쭈그려 뜨려 그때 그 논 모 심으면 그때 그 친구들 모여들려나. 모 심으러 가고 싶다. /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