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마을에 어머니와 아들이 살았다 .
아들이 서울에 볼일을 보러 갔다 .
저녁 다섯 시에는 꼭 돌아온다고 하였다 .
그런데 다섯 시 반이 되어도 돌아 오지 않는다 .
여섯시가 되었는 데도 아들이 보이지 않는다 .
어머니는 걱정이 태산같다 .
아들이 왜 안 돌아올까 . 자동차에 다쳤는가 ,
도둑이나 강도한테 살인을 당하였는가 ,
술이 취하여 남과 다투다 사고를 일으켰는가 .
어머니는 안절부절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
불안과 걱정으로 견딜 수가 없다 .
어머니는 마을 앞에 나아갔다 .
아들의 모습이 보이지가 않는다 .
멀리까지 바라보려면 높은 데 올라가야 한다 .
어머니는 큰 나무 위에 올라가서 아들이
오는가 하고 눈이 빠지도록 바라보고 있다 .
그 정성스러운 광경을 글자로 표시한 것이 친 ( 親 ) 자다 .
나무 [ 木 ] 위에 올라서서 [ 立 ] 아들이 오기를
바라보고 [ 見 ] 있다 . 목 ( 木 ) 과 입 ( 立 ) 과
견 ( 見 ) 이 합하여서 친 ( 親 ) 자가 되었다 .
나무 위에 올라가서 아들 오기를 바라다보는
부모님의 지극한 마음 , 그것이 친 ( 親 ) 이다 .
옛날 중국인들의 발상법 ( 發想法 ) 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
그것은 위대한 생각이요 , 깊은 사상이다 .
나는 친 자를 쓸 때마다 이 글자의
깊은 뜻에 경의 ( 敬意 ) 를 표한다 .
다정불심 ( 多情佛心 ) 이라고 했다 .
사랑이 많은 것이 부처의 마음이다 .
부모님의 마음은 부처의 마음이요 , 하느님의 마음이다 .
이 세상에서 어머니처럼 사랑과 정성이 많은 분이 없다 .
어머니의 가슴에는 사랑의 태양이 빛나고 있다 .
어머니의 마음에는 사랑의 샘터가 있다 .
한없는 사랑이 샘물처럼 쉴새없이 솟구친다 .
자식을 위하는 따뜻한 애정 ( 愛情 ) 의
햇빛이 언제나 비치고 있다 .
하느님은 어머니의 가슴 속에 사랑의 출장소 ( 出張所 ) 를
만들었다고 어떤 시인은 노래했다 .
하느님은 사랑의 출장소를 어디에 만들까
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마침내
어머니의 가슴 속에 만들었다 .
어머니의 손은 약손이다 .
어머니의 눈동자는 사랑의 눈동자다 .
어머니의 가슴은 정성 ( 精誠 ) 의 가슴이다 .
어머니의 몸은 인자 ( 仁慈 ) 의 몸이다 .
친 ( 親 ) 은 어버이 친 자다 . 어버이는 다정하고 사랑이 많다 . !
어버이는 나와 제일 가까운 분이다 .
그래서 친절 ( 親切 ), 친밀 ( 親密 ), 친목 ( 親睦 ), 친화 ( 親和 ),
친애 ( 親愛 ), 친숙 ( 親熟 ), 친근 ( 親近 ) 이란 낱말이 생겼다 .
또 절친 ( 切親 ) 이니 간친 ( 墾親 ) 이니 하는 다정한 말이 나왔다 .
친 자 밑에 붙은 말 중에 나쁜 말이 하나도 없다 .
서로 친하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인가 .
너와 나 사이에 있어야 할 기본 원리 , 근본감정은 친이다 .
친 ( 親 ), 얼마나 위대하고 심원 ( 深遠 ) 한 글자인가 ..
- 좋은 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