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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베트남과의 국경지역에 있는 중국운남성의 계단식 논)
느티나무에 세월이 스쳐가듯
늙은 아버지 등처럼 굽은 가지에얼멍한 대쪽만 남은 허름한 둥지
눈 뜨지 못한 핏덩이로 굳어가는 새어미새 포근한 젖가슴 기다리며며칠 동안 밝음과 어둠을 반복하고 둥지의 속살은 주름진 갯벌의 눅눅함으로 그 안에 숨쉬는 것
밑으로 밑으로 눌러 내려천정없던 둥지에 땅이 천정이 되고저들처럼 날아보기 위해여린 날개 쉴새없이 퍼득거리지만결국 달수 채우지 못하고 혈관마저 얼어붙은 산기슭에 나뒹굴어 돋아나지 못한 날개로 희망을 바둥거린다
급기야 부리에 의지하여이슬 내린 땅 위에 낮게 날개짓하고날을 수 없는 고통에 때론 돌아누울 만도 하련만 비상을 꿈꾸는 의지, 발톱을 세운다
/노우석